국제
`방향성 잃은 국제유가`에 조선·해운·화학 불확실성↑
입력 2018-06-05 15:44 

무섭게 오르던 국제유가가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자 향후 방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유가 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조선·해운·화학 업계의 불확실성도 커졌다.
조선업계는 유가가 올라야 일감 확보에 유리하지만, 해운업계는 오를수록 불리하다. 정유·화학 업계는 제품 가격과 원유 가격 사이의 차이인 정제마진·스프레드가 수익성을 좌우해 유가 변동성 확대가 달갑지 않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5% 하락한 배럴당 64.75달러를 기록했다. 약 2개월 만의 최저치다.
국제유가는 올해 초부터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과 경기 활성화에 따른 수요 증가 전망이 맞물리면서 지난달 21일에는 WTI가 배럴당 72.24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국제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생산량을 줄였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가 증산 관련 논의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2주가 채 지나기도 전에 10% 넘게 급락했다.

향후 국제유가의 방향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삼성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평균 국제유가는 상반기의 배럴당 65달러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차질로 인해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하락할 가능성보다 크다는 분석이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OPEC와 러시아가 이미 지난 4월부터 실질적으로 증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 때부터 세계 원유수급이 초과 공급 상태로 전환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배럴당 60달러대 중반을 중심으로 국제유가가 안정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의 전망이 엇갈리면서 조선·해운 등 주요 산업계는 불확실성은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다.
특히 오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해운업계가 유가 변동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맏형인 현대상선은 지난해에도 성수기인 3분기에 유가 상승으로 흑자전환을 아깝게 놓친 바 있다. 올해 성수기에도 흑자 전환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대상선은 지난 1분기까지 12개 분기째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가 상승 추세가 이어져야 일감 확보가 수월하다. 오일 메이저들이 신규 유전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계약 한 건당 규모가 큰 해양플랜트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유가 상승세가 한창이던 지난달 초 대우조선해양은 시드릴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뒤 인도하지 못했던 드릴십 2척을 재매각해 6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정유·화학 기업들은 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자체가 달갑지 않다. 유가 상승폭보다 제품 가격이 덜 오르면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분기 정유·화학 기업들은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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