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세보다 싸다" 10억원↑ 아파트 고가 낙찰 속출
입력 2018-06-05 07:21  | 수정 2018-06-12 08:05


지난달 말 서울중앙지법 서부 2계에서 입찰한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남힐스테이트 전용면적 151.1㎡는 11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1억6천만원)보다 3억원 이상 높은 15억578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 아파트는 1회 유찰이 돼 2회째 경매였는데도 감정가의 130%에서 주인을 찾은 것입니다.

이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치솟은 것은 현재 같은 주택형이 감정가보다 4억원 가까이 비싼 최고 15억5천만원까지 매물이 나오면서 15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해도 4천만원이 넘는 시세차익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정부의 주택시장에 대한 규제로 서울 아파트 시장도 위축된 가운데 법원 경매에서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고가 낙찰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집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아지자 공격적으로 높은 가격을 써내는 것입니다.

5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금액 기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8.6%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이 업체가 2001년 관련 통계 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것이면서 지난달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101.5%)보다도 7.0%포인트 이상 높습니다.

서울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지난해 7월(101.1%)과 11월(102.3%), 12월(102.1%) 등 석 달에 걸쳐 100%를 넘었는데 올해 들어선 5월까지 벌써 1월(101.4%), 4월(105.0%)을 합해 세 번이나 100%를 넘겼습니다.

고가 아파트가 몰린 강남 3구의 아파트 낙찰가율이 평균 112.4%로 역시 2001년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낙찰가가 높은 만큼 경쟁도 치열했습니다. 지난달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수는 12.7명으로 10억원 미만 아파트의 평균 7.2명을 앞질렀습니다.

지난달 10일 입찰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매래미안타워 135㎡는 14명이 경쟁을 벌인 끝에 감정가(10억원)보다 3억원 이상 비싼 13억399만원에 주인을 찾았고, 지난달 28일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117.6㎡는 12명이 경쟁해 감정가(11억원)의 116%인 12억7천590만원에 낙찰됐습니다.

이처럼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낙찰가율이 치솟는 것은 지난해 말과 올해 초까지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감정가가 시세보다 20∼30% 이상 싸졌기 때문입니다.

한국감정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전용면적 40㎡ 초과∼60㎡ 이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04.7이었으나 고가주택이 많은 85㎡초과∼102㎡ 중대형은 105.9로 전 주택형을 통틀어 가장 높았습니다.

경매물건의 감정평가는 입찰 개시일보다 통상 6∼7개월 전에 이뤄져 집값 상승기에는 감정가가 시세보다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달 들어서도 고가 낙찰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지난 4일 입찰한 서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는 16억8천만원에 낙찰돼 감정가(15억5천만원)의 108%를 기록했습니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매물건이 줄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 상승의 원인"이라며 "다만 최근 서울 강남권 등지의 고가 아파트도 가격이 하락하는 분위기여서 주변 시세와 꼼꼼히 비교한 뒤 낙찰가를 결정하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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