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6월 4일 뉴스초점-소득불평등 개선됐다?
입력 2018-06-04 20:09  | 수정 2018-06-04 20:48
'당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나온 얘기입니다.

일주일 전엔 '하위 20%의 가계 소득이 줄어 소득분배가 악화됐다'며 최저임금 인상과 소득주도 성장 정책이 잘못 가고 있는지 반성해보자고 하더니, 이틀 뒤엔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회복돼 개인 근로소득 불평등이 개선됐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했거든요.

청와대는 달라진 결과의 근거로, 가구가 아닌 개인별 근로소득을 분석했다고 합니다. 보통 통계청의 가계 소득 조사는 가구주와 배우자, 가구원의 소득을 전부 합쳐 계산합니다. 그런데 이번 조사에선 가족 중 주부나 실직자, 취업 준비생 같은 수입이 없는 사람은 빼고 돈을 버는 사람만 본 겁니다. 또, 570만 명에 달하는 자영업자도 제외했고요. 하지만 통계청이 조사한 걸 보면, 근로자 외 저소득층, 그러니까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러니 훨씬 심해진 소득 불평등은 안 보고 좋은 것만, 보고 싶은 것만 봤다고 할 수밖에요.

정부는 오늘 또 묘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국민이 지금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는지 알아본 건데, 10점 만점에 절반을 겨우 넘긴 6.4점. 그런데 점수를 갉아먹은 건 다름 아닌, 낮은 소득과 줄어든 일자리였습니다. 정부와 국민의 생각이 왜 이리 다른 걸까요.

많은 국민이 반대한 4대강 사업.
10년이 지난 지금 강물은 썩고 있고, 또 수백 명이 삶의 터전을 버리게 한 댐은 완공 3년이 지나도록 물 한 번 담지 못한 채 애물단지가 되고 있습니다.

원하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고 끼워 맞추는 일방통행식은 과거의 답습, '전철'로 가는 우를 범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귀를 열고 솔직하고 진심으로 국민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것, 집권 2년 차인 문재인 정부가 되새겨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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