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A주 MSCI편입 첫날…외국인, 코스피 샀다
입력 2018-06-01 15:53  | 수정 2018-06-01 21:25
중국A주(내국인 전용 주식) 약 230개 종목이 1일부터 MSCI 신흥시장지수에 공식 편입됐다. 이날 외국인은 오전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와 순매수를 오가는 모습을 보이다가 점차 순매수세를 키워가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66% 오른 2438.96이었다. 이날 장중 개인과 기관은 동반 순매도를 보였지만 외국인은 나 홀로 2000억원 넘게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8일 이후 순매도를 보였으나 모처럼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한국거래소와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장 마감 기준으로 약 3500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5월 28일부터 31일 장 마감까지 나흘 동안 약 1조4000억원을 팔아 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31일에는 시간 외 거래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원 넘는 순매수를 보이면서 오후 6시 이후 최종 집계는 9500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NH투자증권은 특정 종목의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중국A주 편입에 따른 외국인 수급을 확인하려면 오후 3시 30분 장 마감 기준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봤다. 31일 기관이 1조2400억원 순매도였기 때문에 기관에서 외국인으로 특정 종목 물량이 넘어갔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보험 등 기관은 삼성전자를 1조1457억원어치 순매도했고, 외국인은 1조121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1일 종가 기준으로 외국인 순매도 규모를 6000억원으로 추정했으나 실제로는 3500억원을 순매도했다"며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은 무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순매도 규모가 축소된 이유는 패시브 자금 유출 이벤트를 역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자금도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라며 "미리 매도를 해놓고 지수 변경일에 다시 사려는 움직임 등이 나타났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A주의 1차 편입 이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지에 대해서는 애널리스트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최 연구원은 "나머지 2.5% 추가 편입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번 편입 이후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기 힘들다"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였다.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은 올 6월 1일과 9월 3일 두 차례에 걸쳐 유통 시가총액의 2.5%씩 이뤄진다.
최 연구원은 "홍콩증권거래소에서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샤오미의 기업공개(IPO)가 진행 중인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앞으로 한국·대만 등 IT·반도체 중심 국가들의 투자 비중을 더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반면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경계감이 일시적으로 해소된다면 신흥국 내 환차익과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높은 국내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당분간 국내 증시는 중국A주 편입에 대한 걱정보다는 2분기 실적 발표와 미·북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미국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등이 더 주목을 받을 것이고 각 결과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들어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중국A주 추가 편입을 약 한 달 앞둔 8월부터는 다시 경계 심리가 퍼질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중국A주의 MSCI 신흥시장지수 편입 첫날 홍콩 증시와 중국 본토 증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전날 홍콩 항셍지수는 1.37% 올랐고, 상하이종합지수는 1.78% 상승한 바 있다. MSCI는 중국A주 최종 편입으로 약 350억달러(37조6600억원)가 단기 유입될 것으로 봤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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