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오늘(1일) 불교미술 조각 작품 등을 보관·전시해 놓은 박물관에 불을 낸 A(74)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그러나 불을 내고 자진신고까지 했던 방화 용의자는 정작 경찰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어제 오후 5시 8분께 여주시 강천면 소재 목아박물관 내 목조건물 '사후재판소'에 불을 낸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목아박물관은 1993년 6월 개관한 사립 불교 박물관으로, 대방광불화엄경 등 보물 3점과 2천800여 점의 유물을 보관·전시하고 있습니다.
이 중 사후재판소는 저승에 가면 죄를 심판하는 곳을 연출해 놓은 공간입니다.
A 씨는 방화 후 "친일파들 용납할 수 없어서 불을 질렀다"라며 112에 스스로 신고해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으나, 경찰 조사에서 말을 바꿔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A 씨가 불을 낸 사후재판소나 친일파와의 관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목아박물관 관계자는 "A 씨는 사건 발생 3주 전에도 찾아와 목아박물관장이 조성 과정에 참여한 바 있는 강원 영월군 김삿갓 묘역에 대해 '한국식 삿갓을 씌워야 하는데 왜 일본식 삿갓을 씌웠느냐'라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크게 항의했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박물관 내 CCTV 영상을 분석하고, 화재 현장 감식을 통해 A씨가 어떻게 불을 냈는지 등을 파악할 방침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CCTV 영상 등으로 미뤄 볼 때 혐의가 인정돼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날 불로 사후재판소 건물 1개 동 66제곱미터(㎡)와 내부에 있던 목공예품 등 30여 점이 소실돼 소방서 추산 1억 6천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박물관 내 보물 3점은 안전한 곳에서 보관 중입니다.
[MBN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