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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든든했던 지난해 불펜 믿을맨들의 아쉬운 반전
입력 2018-06-01 06:09 
진해수(왼쪽)와 김세현 등 지난해 단단함을 보여준 일명 믿을맨들이 올해 유난히 크게 흔들리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KBO리그의 뒷문불안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타고투저 흐름, 스트라이크 못 던지는 투수 실태 모두가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다가오는 게 사실. 올 시즌, 믿음직했던 이른바 ‘믿을맨의 존재감도 몇몇 선수를 제외하고는 옅어지고 있다.
KIA 마무리투수 김세현의 부진은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다. 김세현은 지난해 여름 KIA로 트레이드 된 뒤 불안하던 팀 뒷문을 단단히 잠그며 통합우승에 일조했다. 김세현 영입은 결과적으로 KIA의 신의 한수로 불리기 충분했다. 올 시즌, 자연스럽게 김세현은 초반부터 마무리투수 역할을 맡았고 지난해 영광을 이어가는 듯 했다.
하지만 김세현은 마무리투수 자리를 버텨내지 못했다. 올 시즌 성적은 1승5패 평균자책점 10.80. 쓰라린 블론세이브 기억은 단순 수치를 훨씬 뛰어넘는다. 4월 중순부터 불안함을 이어가더니 결국 5월초 2군에 다녀오며 조정기까지 가졌다. 김기태 감독의 믿음 속 다시 임무를 맡은 김세현은 그럼에도 5월말 연이어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더니 5월23일 kt전에는 아웃카운트 한 개도 잡지 못한 채 난타 당해 팀 패배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김세현은 결국 다시 한 번 2군에 내려갔다. 마무리투수 자리를 되찾는 것은 쉽지 않아졌다.
지난 시즌 홀드왕에 빛나는 LG 진해수의 올 시즌 모습은 전혀 딴판이다. 진해수의 2017시즌은 3점대 평균자책점에 1세이브 24홀드. 리그에서 가장 많은 홀드를 기록했고 그만큼 안정감도 뛰어났다. LG는 철벽불펜이었고 그 중심에는 진해수가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진해수는 4월 기복 있는 경기력을 펼치더니 5월 이후에는 리드를 못 지키는 불안한 불펜투수 중 한 명이 되고 말았다. 4월 한 달 자책점도 6점대로 높았는데 5월 9경기 동안에는 무려 18.00의 나쁜 지표를 보여줬다. 진해수가 흔들리니 LG의 장점이던 안정된 불펜은 돌연 불안요소로 전락했고 이는 팀 상위권 진출에 장애물이 되는 중이다. 최성훈 등 팀에서는 대안을 키우고 있지만 진해수의 공백은 생각 이상으로 크게 느껴진다.
3시즌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해 29세이브,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던 NC 마무리투수 임창민은 올 시즌 초반부터 부진하더니 결국 팔꿈치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했다. NC는 뿐만 아니라 계투진에서 김진성 역시 지난해와는 판이하게 다른 부진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으며 원종현 등 누구 한 명을 떠나 전체 필승조 구성 자체가 붕괴되고 말았다.
지난 시즌 후반기 인상적인 모습을 선보인 SK 박정배(사진)도 부진 속 최근 마무리투수 자리에서 내려 온 상태다. 사진=MK스포츠 DB
지난해부터 마무리투수 자리가 고민인 SK는 당시 후반기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박정배를 올 시즌 마무리투수로 낙점했다. 박정배는 2017시즌 중반까지 팀 허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했고 후반기에는 마무리투수로서 안정감을 펼쳤다. 박희수, 서진용 등이 대안이 되지 못한 가운데 박정배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빛났다.
그러나 이번 시즌 박정배의 모습은 지난해와는 사뭇 달랐다. 벌써 블론세이브도 세 차례나 기록했고 최근 부진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더니 결국 신재웅에게 역할을 넘겨주게 됐다. 확실히 마무리투수 자리를 잃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나 일단 지난해 후반기와 같은 든든한 신뢰는 없어지고 만 것.
롯데는 박진형-조정훈으로 이어진 2017년 필승조가 올해는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박진형은 시즌 초반 흔들리더니 부상까지 겹쳐 4월 한 달 9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채 2군으로 내려갔고 아직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오랜 시간 부상과 싸운 조정훈은 조원우 감독의 관리 속 최근 1군에 합류했으나 아직 제 구위를 찾지는 못한 상태. 롯데의 경우 이들이 부진을 틈타 진명호-오현택이 필승조 자리를 꿰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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