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스코 이어 OCI도" 산업소재 대기업의 바이오 진출 러시
입력 2018-05-31 15:22 

벤처기업 위주의 바이오업계에서 성공사례가 주목받으면서 산업소재를 생산해오던 대기업의 바이오산업 진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사업에서 창출되는 수익으로 바이오사업의 성과가 나올 때까지 투자를 계속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태양전지의 핵심 소재인 폴리실리콘을 생산해오던 OCI는 부광약품과 손잡고 바이오·제약 사업을 할 조인트벤처(JV)를 다음달 설립하기로 했다. 양사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신약 개발, 유망 벤처에 대한 지분 투자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할 조인트벤처에 매년 100억원 이상을 공동투자하 계획이다.
이우현 OCI 사장은 "OCI가 높은 부가가치의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각광받는 제약·바이오 산업에 부광약품과 함께 진출하게 돼 뜻 깊다"며 "부광약품의 오랜 전통과 경험, 오픈 이노베이션 역량이 제조업 기반인 OCI의 케미칼 역량과 결합돼 앞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광약품은 이번 합작투자로 큰 규모의 연구·개발(R&D)에 나설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내 제약기업들은 다국적 제약사와 규모 격차가 커 유망한 신약 후보물질을 먼저 도출하고도 임상시험 단계에서 밀리는 일도 있었다.

새로 설립되는 조인트벤처가 집중할 구체적 분야에 대해 부광약품 관계자는 "특정 아이템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올해 안에는 구체적 로드맵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철강기업인 포스코도 권오준 회장이 지난 3월 말 포스텍의 연구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산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히면서 관련 업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대기업인 포스코가 바이오산업에 진출하면 업계에 활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서였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규제산업인 의약업계에 포스코와 같은 대기업이 들어오면 정부에 업계의 의견을 더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지 않겠냐"며 "바이오산업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가능성 있는 신생 바이오기업들의 연구·개발(R&D)비 조달이 수월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초 별도 법인이던 LG생명과학을 합병한 LG화학의 사례가 성공 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화학소재 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을 바탕으로 이전까지 생명과학본부가 접근하지 않았던 새로운 분야의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어서다.
LG화학 관계자는 지난해 R&D 투자 규모는 1000억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1400억원이 계획돼 있다며 매년 500억원씩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면역항암제와 당뇨·대사 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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