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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예능보다 ‘탐정2’, 코믹꾼들의 하모니
입력 2018-05-31 07: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웃기고 또 웃프며 속마저 후련하다. 쉴 새 없이 웃고 떠드는 사이에도 훅훅 치고 들어오는 칼날이 있고 간간히 삶의 애환도 느껴진다. 일차원 적인 웃음부터 정감 있는 웃음, 웃픈 실소와 시원한 힐링까지 골고루 섞여 있다. 그야 말로 웃음바다다.
‘탐정: 리턴즈(감독 이언희, 이하 ‘탐정2)는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탐정사무소를 개업한 이후 예상치 못한 살인 사건을 의뢰 받은 뒤 전직 사이버수사대 에이스 '여치'(이광수)를 영입해 진실을 파헤쳐 나가는 코믹 범죄 추리극이다.
전작 ‘미씽으로 굵직한 울림을 선사한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의아함을 자아낸 작품엔 이미 전작에서 찰떡궁합을 입증한 권상우 성동일 콤비의 한층 농익은 브로맨스와 새로운 얼굴, 그러나 전혀 이질감 없이 완벽히 녹아든 이광수의 중독성 있는 양념이 제대로 합을 이룬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손담비의 활약과 김동욱의 존재감 역시 기대 이상이다. 친숙함과 의외성이 적절한 비율로 조화를 이뤄 쉽지만 편안하고도 가볍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휴먼 코미디로 완성됐다.
특히 권상우, 성동일, 이광수라는 코믹 꾼들의 트리플 케미는 기대 이상으로 탁월하다. 뻔뻔한 아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 권상우와 인간미 넘치는 2% 구멍이 매력적인 열혈 형사 성동일, 넘치는 개성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불법전문 탐정 이광수. 뛰어난 눈썰미와 순발력 그리고 노하우가 집약된 심리 수사와 화려한 액션, 여기에 신선한 사이버 수사력을 더해 역대급 시너지를 낸다.
‘짠내나는 현실 반영은 또 어떠한가. 탐정사무소를 개업하며 동업자로 거듭난 강대만과 노태수은 이번에도 가장의 애환을 유쾌하면서도 웃프게 풀어낸다. 육아남과 살림남의 고충에 이어 이번엔 창업의 생생한 현실까지 담아낸다. 아내들을 매번 환장케 하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순수한 영혼들의 꿈과 열정에 관객들은 또 한 번 미소 지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 감독의 용기와 애정, 작품에 대한 배우들의 진심, 이들이기에 가능했던 유쾌한 에너지와 의리가 작품 전반에 진하게 베어있다. 과도하게 힘을 주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그 자연스러움 안에 버무릴 수 있는 모든 건 똑똑하게 집어넣었다. 형보다 나은 아우의 탄생이다.
오는 6월 13 관객들과 만난다. 15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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