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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로즈발 뒷돈잔치, 적나라하게 드러난 KBO 민낯
입력 2018-05-31 06:13 
KBO리그 구단들이 이장석(사진) 히어로즈 구단 전 대표의 손에서 놀아난 셈이 됐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NC와 kt가 몰래 제공했다는 뒷돈은 시작에 불과했다. 당장 올해까지도 이와 같은 팬들을 속이는 행위가 이뤄졌다. 약 10년간의 KBO리그 민낯이기도 했다.
KBO는 30일 오후, 보도자료 한 가지를 보냈다. 그 안에는 지난 10여년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역사, 그리고 이때를 이용한 기만적인 뒷돈내역이 담겨있었다. KBO가 관련 자진신고를 받기 시작했고 대부분 구단들은 잘못을 털어놓고 인정하는 방향으로 움직였다. 시작은 지난 2009년, 가장 마지막은 롯데로 이적한 채태인 경우로 당장 올해 초 발생한 일이었다.
히어로즈발 선수장사는 과거부터 꾸준히 의혹을 받은 사안이지만 이처럼 규모와 내용이 자세히 공개된 적은 처음이다. 최근 히어로즈 구단의 각종 비리와 문제점이 연일 터져나오는 가운데 선수관련 뒷돈거래도 결국 세상에 그 실체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아직 자진신고에 불과하기에 액수와 내용에 있어 더 감춰진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드러난 규모만 살펴봐도 가히 충격적이다. 히어로즈는 지난 10여년, 131억5000만원을 부당하게 더 챙겼다. 근본적으로는 히어로즈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인 선수들 대부분이 예외 없이 웃돈과 함께 소위 팔려서 다른 팀에 가게 됐다. 현금거래는 없었다” 및 특정선수가 필요했다” 등 강한 읍소를 펼친 몇몇 구단들로서는 참으로 민망스러운 상황이다. 히어로즈 및 나머지 구단을 응원했던 팬들에게도 허망한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아직 좀 더 조사가 필요하고 실체가 드러나야 하지만 현재까지만으로도 히어로즈는 물론 KBO 그리고 나머지 8개 구단(SK 제외)은 큰 지탄을 받아야 한다. 전력보강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굴지의 대기업을 모회사로 둔 구단들이 지난 10여년 이장석이라는 한 사람에게 놀아난 셈이 됐다. 모두가 약속이나 한 듯 그간 이면거래를 부인하다 발각되니 그제야 자진신고 및 반성의 기미를 비췄다는 점도 한심스러운 장면이다. 히어로즈와 이장석의 운영행태를 비판하기에 앞서 스스로 먼저 이를 이용하고 부추겼다는 인상을 남기기 충분했다.
30일 발표내용에 따르면 롯데는 무려 41억원을 히어로즈에 건넸고 LG 역시 28억원, 두산과 삼성은 각각 20억원과 15억원을 더 전달했다. 신생팀 NC와 kt도 예외 없이 8억원, 5억원을 지출했다. 원년부터 KBO리그와 함께한 팀도, 막내구단도, 도덕이 실종된 채 똑같은 행태를 보이기에만 급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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