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1조 클럽 코앞인데…`PBR 1미만 株` 주목
입력 2018-05-30 17:33 
포스코·현대모비스·두산중공업·삼성물산 등은 올해 영업이익 '1조클럽'에 무난히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가 수준은 청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주가 부진으로 인해 주식시장 평균보다 낮은 평가를 받고 있는 셈이다.
30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예상 실적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1배(29일 종가 기준)에 불과하다.
PBR 1배는 해당 기업이 가진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할 때 주가 수준이라는 뜻이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상장사 실적은 큰 변동이 없지만 코스피 하락 압력이 커지면서 코스피 평균 PBR 1배 붕괴도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최근 코스피는 이탈리아 금융시장 불안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여파로 하락 압박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PBR 1배 붕괴'를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실적이 향상되고 있는 대형주는 가격 부담이 덜한 편이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PBR 1배는 적정 주가의 하단 선을 얘기하는데 코스피가 이 수치에 왔다는 것은 각종 외부 변수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뜻"이라며 "코스피 상장사 중 이익 전망치 신뢰도가 높은 대형주 중에 PBR 1배를 밑도는 종목이 있다면 장기 투자자에게 매수하기 좋은 구간으로 진입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말했다.

올해 1조원 이상 이익을 내는 대형주 중 PBR 기준으로 가장 저평가된 곳은 포스코다. 올해 예상 실적 기준 PBR가 0.63배에 불과하다.
이 종목은 지난 1분기 실적을 통해 국내 철강사 중 가장 우량한 성적표를 내놨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을 포함한 국내 '빅3' 철강사 중 유일하게 작년 1분기 대비 올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포함한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0.3% 증가한 5조5588억원으로 추정된다.
수익성 개선의 원동력은 국외 곳곳에 세운 자동차 강판 공장이다. 베트남 태국 등 국외 생산기지 5곳을 통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에 현지에서 곧바로 공급하고 있다. 중국 사드 악재로 현대차 생산량이 급감했지만 다른 철강 공급처가 많아 포스코는 실적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이 전체 생산량 중 20%에 그치지만 영업이익 절반을 책임지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평가한다. 이처럼 높은 수익성을 담보하는 알짜 국외 자산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현대모비스는 최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소용돌이 속에 올 들어 주가가 15% 안팎 하락했다. 앞서 현대모비스 일부 사업부를 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놨으나 엘리엇 등 외국 투기 자본과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에 부닥쳐 관련 안건을 다룰 주주총회를 취소한 상태다. 이 같은 불확실성이 현대모비스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주가 하락으로 현대모비스 PBR는 0.69배까지 떨어지며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이 같은 저평가에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자동차 부품회사 중 현대모비스를 최우선주로 꼽았다.
막대한 자산가치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부진한 곳으로는 삼성물산이 꼽힌다. 현대모비스처럼 외부 변수에 흔들리며 주가 수준이 청산가치에도 못 미치고 있다.
주가가 하락한 이유로는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논란이 꼽힌다. 그러나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SDS 등 다른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 등으로 재무구조가 튼튼한 편이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1조103억원으로 작년보다 14.6% 증가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PBR는 0.97배다.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발전 플랜트 사업은 부진하지만 해상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자회사 두산인프라코어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21.7% 증가한 1조1266억원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예상 실적에도 PBR는 0.64배로 저평가됐다는 지적이다.
[문일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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