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고령층 주담대 부담되네…증가율 전체평균의 두배
입력 2018-05-30 17:28 
금융연구원 심포지엄
55세 이상 장년층과 고령층의 주택담보대출 급증이 향후 주택시장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정부와 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를 잡기 위해 각종 규제책을 내놓고, 실제로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만 연령대별로 보다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춘성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30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한미경제학회·한미재무학회 공동 주최로 열린 '가계부채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주택담보대출을 가장 많이 늘린 그룹은 55세 이상 고령층"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차주별 주택담보대출 잔액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 기간 고령층 그룹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율이 전체 증가율의 두 배 수준이었다. 30대 차주는 2016년 주택담보대출 총액이 2008년보다 48% 증가했고, 40대는 88% 증가했다. 이에 비해 50대는 같은 기간 135%, 60대는 128% 증가했다. 50·60대 차주가 30·40대보다 1.5~2.5배 정도 주택을 담보로 받는 대출 규모가 더 가파르게 증가해온 셈이다.
55세 이상 고령층은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이미 은퇴한 그룹으로, 차후에 주택자산을 유동화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이들이 추후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주택자산을 유동화하면 주택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고령층 차주가 연체를 하면 연체 잔액 증가 정도가 다른 연령층보다 크고 연체기간이 길다는 것도 우려되는 점으로 꼽혔다.
우선 '55세 이상' 차주가 주택담보대출을 연체했을 때 다른 차주들보다 잔액 증가세가 더 큰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연체 잔액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데이터를 보면 55~59세 연체 잔액은 2008년보다 평균 160% 증가했다. 60~64세 차주 또한 45%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35~39세 차주는 오히려 26% 감소했으며, 40대에서도 증가 폭이 18% 정도에 그쳤다.

'55세 이상' 차주들은 연체 회복에서도 다른 연령대보다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총연체잔액이 감소한 2014년부터 2016년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55~59세 연체액은 오히려 38% 증가했다. 60~64세는 10% 감소하긴 했지만 같은 기간 35~39세가 60%, 40대가 35%가량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감소세는 미미한 수준이다.
박 연구위원은 "고령층은 은퇴 등 이유로 현금 흐름이 취약하다 보니 타 연령대에 비해 연체 후 회복이 쉽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덧붙여 "최근 한국 인구구조가 급변하고 있는데 이것이 주택담보대출과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오찬종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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