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보 안정성 10배 향상된 양자메모리 개발
입력 2018-05-30 14:34 

한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양자컴퓨터 상용화의 걸림돌 중 하나인 양자메모리 정보 안정성을 10배 이상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양자메모리를 구현했다.
미국 하버드대 응용물리학과 마르코 론차 교수와 손영익 박사 공동 연구진은 양자메모리가 담긴 다이아몬드를 폭 1㎛(마이크로미터·1㎛는 100만분의 1m)의 선으로 깎은 뒤 전압를 가해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양자메모리 지속시간을 기존 수십나노초(나노초=10억분의 1초)에서 수백나노초로 10배 늘리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보다 약 1억배 빠른 속도와 뛰어난 보안성 등으로 꿈의 컴퓨터로 불리지만 양자메모리 단위인 큐비트(qubit)의 불안정성이 실용화를 막는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보를 기억해야 할 큐비트는 주변 환경에 너무 민감해 주위 원자의 떨림 영향만으로도 메모리 정보가 파괴될 수 있다. 과학자들은 큐비트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온도를 0.1K(-273.05℃) 극저온으로 낮춰 주위 원자의 떨림을 제어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이런 극저온에서 시스템을 동작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큐비트의 안정성과 유지시간, 처리속도를 어떻게 높일 것인지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로 꼽혀왔다. 연구진은 큐비트 소재인 '실리콘 공동 중심'이라는 불순물이 함유된 합성 다이아몬드를 깎아 기타 줄처럼 만든 뒤 전기로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방식으로 안정성을 10배 높이는 데 성공했다. 최근 연구팀을 떠나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긴 손 박사는 "다이아몬드 큐비트는 최소 수백 나노초 동안 정보를 지닐 수 있어야 양자메모리로 활용할 수 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안정성을 밀리초(1천분의 1초) 단위로 높이면 수백㎞ 양자통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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