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탈리아사태, '제2의 그리스'되나…불안감에 글로벌 금융시장 휘청
입력 2018-05-30 13:20  | 수정 2018-06-06 14:05


이탈리아 정국 불안이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면서 유럽을 넘어 미주, 아시아 금융시장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현지시간으로 29일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탈리아 국채와 유럽·미국 금융주, 유로화를 팔아치우고 미국·독일 국채, 미국 달러, 스위스 프랑 등 안전자산을 사들였습니다.

뉴욕 증시의 금융부문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금융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7% 급락했고 JP모건체이스 주가는 4.27%, 모건스탠리는 5.75% 떨어졌습니다.

밀라노 증시의 은행주들도 4∼5% 이상 급락했으며 독일과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 스프레드는 장중 한때 3.2%포인트(320bp)까지 치솟았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7594%까지 하락했습니다.



유로는 급락세로 들어섰습니다.

유로화 환율은 작년 7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539달러까지 밀렸고 스위스프랑에 대해서도 작년 10월 이후 최저인 유로당 1.14403프랑까지 내렸습니다.

아시아 시장도 오늘(30일) 오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1.52% 내렸고 한국 코스피는 1.82%, 홍콩 항셍지수는 1.45%, 상하이 종합지수는 1.47%의 하락률을 기록했습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이탈리아 정치 혼란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은 이탈리아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이 3월 총선 승리 이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한 혼란스러운 상황은 이미 수개월째 지속됐습니다.

하지만 오성운동이 극우 동맹과 손을 잡자 시장의 우려는 유로존 3번째 경제국인 이탈리아에 유럽연합(EU)과 유로존을 반대하는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우려가 번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이탈리아발(發) 불안이 진짜 위기로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은 유럽이 2012년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늪에서 간신히 빠져나온 점을 떠올리면서 그리스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크고 부채도 많은 이탈리아가 흔들린다면 유럽과 세계 경제에 치명타를 줄 것이란 우려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탈리아 경제 규모는 1조7천169억유로(2천141조원)로 독일, 프랑스에 이어 유로존 3위입니다.
이탈리아 국가 부채는 2조3천23억유로(2천871조원)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130%를 넘습니다.

이런 와중에 오성운동과 동맹이 내놓은 국정운영안은 재정지출 확대, 연금개혁안 폐지 등으로 연간 1천억유로(약 125조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돼 이탈리아 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란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데스먼드 라크먼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최근 블로그에 "이탈리아 경제는 부채 위기로 유로존 근간을 흔든 그리스의 10배"라며 "이탈리아가 이탈한다면 유로화는 현재 형태로 존속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MBN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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