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켐텍이 남북간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자 경협 사업 재개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차전지 산업에 남북 경협이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포스코켐텍은 지난주 북한 광물 확보 사업과 관련된 마스터플랜 수립을 시작했다고 29일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즉각적인 업무 추진을 위해 원료·재무·투자 조직을 중심으로 사업 전략과 마스터플랜 수립에 나섰다. 이와 함께 광물 자원 사전조사에도 착수해 지난주 북한 자원 전문기관 등에 조사연구 용역도 맡겼다.
포스코켐텍은 특히 남북 경협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7년 정부 주도하에 추진된 단천지역 자원개발사업 참여 재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당시 포스코켐텍은 이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마그네사이트의 매장량과 성분 조사, 가공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경영진이 직접 방북까지 할 정도로 사업에 적극적이었으나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해졌다.
하지만 최근 남북 분위기를 고려할 때 이 사업의 부활이 즉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포스코켐텍은 기대하고 있다.
마그네사이트는 내화물인 마그네시아의 원료로 용광로는 물론 각종 내화장비 제작에 필요한 재료다. 지금까지는 중국에서 주로 수입했는데 원료 수급이 원활한 편은 아니었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단천 지역 대흥 마그네사이트 광산은 공업용수와 전력공급도 원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인근의 단천항이 1만t 선박까지 접안 가능한 항만으로 최근 조성되고 광산과 철도로 연결돼 구매한 원료를 동해 항로를 이용해 포스코켐텍이 있는 포항까지 운송도 가능하다"며 "고품위 원료 확보와 물류비용 절감으로 사업 수익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차전지 음극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흑연도 포스코켐텍이 관심을 가진 자원이다. 북한 내 흑연 매장량은 200만t 가량으로 추정된다. 최근 최대 산지이던 중국에서의 환경규제로 가격 변동과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충분한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에서 유일하게 천연흑연계 음극재를 생산하고 있는 포스코켐텍 사업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켐텍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경제제재가 해제 되는 등 여건만 조성된다면 남북경협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라며 "원료 구매를 시작으로 마그네시아와 흑연에 대한 가공 공장 투자, 광산 현대화 사업과 패키지로 추진 될 수 있는 항만·철도 등의 인프라 개발까지 다양하고 포괄적인 사업 참여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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