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현대모비스, `미래車 글로벌 리더`로 도약…친환경·자율주행에 역량 집중
입력 2018-05-29 13:54 
[사진출처 = 현대모비스]

"미래야, 엄마가 결혼 전에는 '김여사'라고 불렸단다. 미혼인데다 김씨가 아닌데도 말이지. 너는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예전에는 주차 문제가 심각했단다. 주차 공간도 부족하고 좁아서 말이지. 엄마는 주차장에서 옆 차를 자주 긁다 보니 운전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김여사'라고 부른 거란다. 여자는 운전을 못한다는 편견과 차별이 만들어낸 서글픈 별명이지"
이소연 씨는 딸과 함께 차를 타고 백화점에 쇼핑하러 가는 길에 10년 전 일을 떠올렸다. 이 씨는 운전석에 앉았지만 정면을 바라보지도, 핸들에 손을 올려두지도 않은 채 조수석에 앉은 딸과 대화를 내놨다.
백화점에 도착하자 이 씨의 차는 '주차대기'라고 표시된 곳에 멈췄다. 이씨는 차에서 내린 뒤 스마트키에 있는 자동 주차 버튼을 눌렀다. 차는 스스로 움직여 주차장에 들어간 뒤 주차관리시스템이 알려준 빈 공간을 찾아 주차했다. 모녀가 쇼핑을 끝내고 나오자 차는 알아서 주차장에서 빠져 나와 모녀 앞에 멈췄다.
현대모비스가 꿈꾸는 '미래 자동차 세상'이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제동·조향·에어백·램프 등 자동차 핵심부품 사업뿐 아니라 자율주행·커넥티비티·친환경 등 미래자동차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29일 자동차업계와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지난 2013년 수소전기차 투산ix에 세계 최초로 연료전지 전용부품을 공급했다. 지난해에는 충북 충주공장에 700억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가로 신축했다.

또 파워트레인 연료전지 통합모듈(PFC: Powertrain Fuelcell Complete)을 연간 3000대 생산할 수 있는 첨단설비를 구축했다.
현대모비스 충주공장은 구동모터·수소연료공급장치·전력전자부품·PFC 등 친환경차부품을 생산한다. 규모는 11만㎡에 달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충북 충주공장에 700억원을 투자해 수소전기차 전용 공장을 추가로 신축했다. [사진출처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핵심부품 개발역량은 자율주행·친환경차와 결합해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3월 출시된 현대 넥쏘에 적용된 최첨단 제동기술 '전동식 통합회생제동시스템(iMEB: Integrated Mobis Electronic Brake)'이 대표적이다.
현대모비스의 친환경 제동기술이 집약된 iMEB는 차가 감속할 때 구동모터를 발전시켜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술이다. 내연기관차 대비 70%의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핵심 제동부품으로 기술 난이도가 높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부품사로는 두번째로 양산에 성공하며, 개발과정에서 총 109건의 국내외 특허를 출원했다.
넥쏘에는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원격 전자동 주차시스템(RSPA: Remote Smart Parking Assistance)'도 적용됐다.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면 빈 공간을 인식하고 스스로 주차·출차하는 기능이다.
차량 전후측방의 총 12개의 센서가 주차공간을 탐색하고, 변속·핸들링·가감속을 자동화한 첨단 주차기술이다. 경쟁사 대비 30% 높은 주차공간 인식률을 자랑한다.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자동 발레 주차' 기술까지 확보할 계획이다.
운전자가 건물입구에서 하차하면 자동차와 인프라(주차시설)간 통신기술을 이용해 빈 공간을 찾아 스스로 주차하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는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파악해 안전한 곳을 찾아 자동으로 정차하는 기술인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을 지난 CES에서 공개했다.
졸음운전이나 심정지 등 운전이 불가능한 상태를 파악해 안전한 곳을 찾아 자동으로 정차하는 기술인 현대모비스의 `DDREM(Departed Driver Rescue and Exit Maneuver)`. [사진출처 = 현대모비스]
의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최초의 자율주행기술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DDREM은 실내카메라가 운전자의 눈 깜빡임·전방주시 여부를 파악하고, 전방카메라가 차선유지 여부를 인식해 운전자의 주행 가능여부를 판단한다.
주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면 갓길·졸음쉼터 같은 안전한 곳을 찾아 정차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통계에 따르면 북미에서 한 해 졸음운전 사망사고는 연간 640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DDREM이 출시되면 졸음운전 사고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관련업계는 기대한다.
현대모비스는 향후 심박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센서를 탑재하고 심정지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가까운 병원으로 이동하는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모비스의 안전 관련 핵심부품은 에어백이다. 현대모비스가 지난해 세계 최초로 개발한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은 전복사고 시 탑승자가 선루프로 이탈하는 것을 방지해 상해를 경감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가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는 프리미엄 SUV 시장을 공략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을 채택한 SUV는 전복사고가 나면 0.08초만에 선루프 에어백을 작동한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2002년 에어백을 처음으로 양산한 이후 4세대 어드밴스드 에어백·승객간 에어백을 선보였다. 파노라마 선루프 에어백을 개발하며 총 11개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15년만에 업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에어백 기술을 확보했다.
자율주행 레벨3~4 차량인 엠빌리(M.Billy)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총 25개의 센서가 탑재됐다. [사진출처 =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4월부터 자율주행 레벨3·4 개발차량인 '엠빌리(M.Billy)'로 글로벌 평가를 진행 중이다.
미국 미시간주(州)를 시작으로 한국과 독일의 주행시험장과 실제 도로를 누비게 된다. 엠빌리에는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총 25개의 센서가 탑재되며,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엠빌리를 10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022년 레벨3 자율주행시스템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친환경 등 미래차 부문과 핵심부품 개발에 집중하며 글로벌 완성차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수주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미래차 핵심기술 개발에 역량을 모으고 연구개발 부문에 대규모 투자도 실시한다. 오는 2021년까지 핵심부품 매출 대비 투자비용을 1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중 50%는 자율주행 센서를 비롯한 ICT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또 현재 600여명 수준인 자율주행 관련 연구인력도 2021년까지 매년 15% 이상 증원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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