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취임 100일] 초라한 경제 성적표.."성장 집착 말아야"
입력 2008-06-01 21:40  | 수정 2008-06-02 08:37
경제분야에서는 혹독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성장에 집착하지 말고 안정적인 관리에 무게를 둘 것을 주문했습니다.
김형오 기자가 보도합니다.


인터뷰 : 김현옥 / 서울 서초동 - "말은 경제대통령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피부로 와닿는 경제대통령인지는 모르겠어요. 오히려 더 살기 힘들어졌어요"

인터뷰 : 김현욱 / 서울 상계동 - " 지금 문제가 있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문제라기 보다는 예전부터 쌓여왔던 것이고 100일만에 뭘 바꿀 수 있겠습니까?"

'경제살리기','경제대통령'을 표방하며 출범한 이명박 정부.

100일이 흐른 지금 경제 성적표는 당초 기대와 달리 초라합니다.

정권 출범초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7%, 일자리 60만개, 3%대 중반의 물가 관리는 시작부터 빗나갔습니다.

올해 성장률은 잘해야 4%대고, 일자리는 20만개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물가는 이미 4%를 넘었습니다.


무역수지는 6개월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내수와 설비투자 모두 최근 몇년 새 보기 드물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빈부 격차는 더욱 벌어져 소득 상위 20%와 하위 20%의 격차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습니다.

기업들의 체감 경기 역시 6분기만에 최악입니다.

이처럼 경제가 안좋아진 이유는 뭘까?

가장 큰 원인은 서브프라임과 고유가, 원자재 값 급등 등 대외적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이지만 내부적 요인도 적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지나치게 성장에 집착한 탓이 크다는 비판입니다.

인터뷰 : 유종일 /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 "지금처럼 대외 여건이 어려울 때는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것으로 가야 하는데 고성장 족쇄에 얽매여 아직도 너무 성장을 의식하는 정책만 추진해 경제가 좀 더 불안해지지 않았나"

특히 경상수지 개선과 경기 부양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펴면서 물가 급등에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입니다.

또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하면서도 물가 관리 품목을 정하거나 금리, 환율 시장에 대한 지나친 개입으로 오히려 반시장주의 목소리를 냈다는 평가입니다.

금산분리 완화나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대기업들에게는 우호적인 정책을 펴면서도 정작 중소기업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에는 인식했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인터뷰 : 정남기 /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 "양극화는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에 방해가 되고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고용의 88%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을 끌어올리는 것이 4만불 달성하는 지름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한박자 늦은 대책도 문제입니다.

유류세 인하 등 에너지 정책은 뛰는 고유가에 늘 뒤쳐졌고, 생필품 등 물가 관리도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 많았습니다.

지난 100일간 혹독한 수업료를 낸 이명박 정부.

이제라도 새로운 변화와 기대를 심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성장률에 집착하기 보다는 물가와 서민생활 등 민생 경제 위주로 경제운용의 틀을 짜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무엇보다 서민, 기업인 등 경제주체들과 막힌 소통을 복원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mbn뉴스 김형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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