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감사·경고 섞어 결국 취소…트럼프 편지 뜯어보니
입력 2018-05-25 19:31  | 수정 2018-05-25 20:10
【 앵커멘트 】
미북 사이 어제와 오늘 사이 일어난 말싸움을 정치부 황재헌 기자와 자세하게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황 기자, 일단 어제부터 오늘까지 있었던 일들을 시간대 순으로 알아볼까요.

【 기자 】
오늘 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을 정도로 예측 불허의 이틀이었습니다.

먼저 어제아침 8시 40분쯤 문제의 최선희 외무성 부상의 성명이 나왔습니다.

2시간 20분 뒤인 오전 11시 풍계리 핵실험장 파괴가 시작됐고 오후 7시 30분쯤 폐기 사실이 전 세계에 타전됐습니다.

그리고 불과 3시간 30분 뒤인 밤 10시 30분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발표했죠.

혼란스러운 밤을 보내고 오늘 아침 7시 30분 김계관 제1부상이 대미 성명을 냈습니다.


마치 복싱에서 펀치를 주고받듯이 밤사이 미북 간 기 싸움이 대단했습니다.


【 질문 2 】
그럼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먼저 자세히 보겠습니다. 서한에 그냥 나 정상회담 취소할래 이 내용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 기자 】
일단 형식부터가 눈에 띕니다.

특기인 트위터를 안 쓰고 사인까지 한 서한을 보낸 것이 김 위원장을 정중하게 대한 겁니다.

그런 만큼 첫 번째 단락에는 감사 표시가 있습니다. 6월 12일로 날짜를 정하기까지 노력을 보여준 게 고맙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락에는 취소 이유가 나옵니다. 최선희 부상의 성명에서 엄청난 분노와 적대감이 느껴졌다는 것이죠. 그래서 회담은 취소한다고 밝혔습니다.

세 번째는 경고입니다. 미국 핵 능력은 막강하다고 말했죠, 최선희 부상 성명처럼 우리 앞에서 핵 운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 질문 3 】
잠깐만요, 비슷한 무력 경고는 서한 발표 뒤에도 있었잖아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서한 발표 뒤 열린 한 서명식에서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한다면 미국과 그 우방들은 군사적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 "매티스 국방장관에게 군사적 준비를 하라고 명령했다"고 밝히며 위기감을 고조시킨 바 있죠.


【 질문 4 】
꽤 강경한 발언이었는데 하지만 서한 뒷부분이 결국 중요한 거죠?

【 기자 】
네, 다시 서한으로 돌아가면요.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단락도 역시 감사입니다. 우리 대화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느꼈다, 그리고 미국 인질들을 풀어줘서 고맙다고 말했습니다.

마지막 단락이 중요한데요, 저는 회유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언제든 회담을 하고 싶으면 연락을 하라고 적었습니다. 이번 기회는 북한에게 매우 중요하다면서요.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히 취소를 통보했다고 아시는 분 많으실 텐데 이처럼 경고도 했지만 때로는 감사도 표현하면서 김 위원장을 정중하게 대하며 향후 대화 여지를 남겼다 이렇게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 앵커 】
네 알겠습니다. 황 기자와는 조금 뒤 이야기 더 나누기로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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