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욕설과 독설로 망한영화 디스해 스타된 남자
입력 2018-05-25 18:05 
`거의 없다`의 영화 리뷰 유튜브 페이지. [사진 = `거의 없다`유튜브 페이지 캡쳐]

뉴스도, 영화도, 음악도 유튜브로 보고 듣는 시대. 유튜브는 이미 10~40대까지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사용 시간이 긴 어플이다. 모바일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 유튜브 사용시간은 258억분으로, 카카오톡(189억분), 네이버(126억분)의 사용시간을 크게 웃돌았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유튜브에서 13만 구독자를 거느린 '거의 없다'는 영화 리뷰계의 라이징 스타이다.
거의 없다(백재욱·37)는 지난해 1월 '세계 최초 망한 영화 리뷰'라는 타이틀을 걸고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다. 영화가 흥행에 실패한 이유를 철저하게 '디스'하는 그의 말발과 찰진 욕설에 누리꾼들은 열광했다. 그는 "영화 리뷰계의 사이다", "영화 무식자인 나도 알아듣기 쉽다"는 구독자들의 반응과 함께 두터운 팬층을 형성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레드오션인 유튜브 시장, 그 중에서도 영화리뷰를 택했던 그는 초기 4~5개월 동안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막연하게 '잘 될거야'라는 생각으로 안정적인 직장에 사표를 냈지만 구독자는 쉽게 오르지 않았다. 한 번도 영상을 제작해 본 적이 없던 그는 독학으로 편집 프로그램을 배웠다. 그에게 반전의 기회가 되었던 건 영화 '리얼'의 리뷰영상이다. 해당 영상은 137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그의 출세작으로 인정받았다. 이후 구독자 또한 수직 상승했다.
`거의 없다`의 영화 `리얼` 리뷰 화면. [사진 = `거의 없다` 유튜브 영상 캡쳐]
그는 "직전까지 망했다는 생각에 직장을 다시 알아봐야 하나 고민하던 중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일반적이지 않은 컨셉이 관심을 받았던 것"이라며 "화려한 편집 기술이 없으니 한 장면도 허투로 넘기지 않고 정성을 쏟은 게 오히려 장점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작업을 하며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대본이다. 일반적으로 일주일에 영상을 1개씩 제작하는데, 대본 작성에만 이틀을 소비한다. 분석하려는 영화도 최소 3번씩은 시청한다. 단순히 줄거리와 장면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일관된 논리로 작품을 비평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비평이 공격이 되지 않게끔 주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쉬운 표현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어려운 영화 용어들은 모두 배제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유튜버를 희망하는 이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근 억대 연봉을 올리는 유튜버들이 등장하며 학원가에는 유튜버 강좌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백씨는 "이미 유튜브 시장은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전문가나 강사에게 컨설팅을 받는 것 보다 나만의 생각을 정립하는 게 중요하다"며 "본인이 다루려는 컨텐츠에 대해 남들보다 높은 기준과 취향이 있어야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더 좋은 컨텐츠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라며 "앞으로 구독자를 배신하지 않는 양질의 컨텐츠를 제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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