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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아워홈, 기내식사업 진출…한진重자회사 `하코` 인수
입력 2018-05-24 17:39  | 수정 2018-05-25 15:34
한진중공업그룹의 기내식 서비스업체 '하코(HACOR)'가 아워홈에 최종 매각됐다. 최근 수년간 강도 높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한진중공업은 유동성을 확보했고, 아워홈은 기내식 사업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남호 한진중공업그룹 회장의 불화로 정작 대한항공에는 납품하지 못했던 하코 입장에선 대주주 변경으로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홀딩스는 25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하코 매각 안건을 처리한 뒤 이날 오후 아워홈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 매각가는 980억원으로 결정됐다. 매각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 맡아왔다.
하코는 한진중공업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하루 1만명분 이상 기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하코는 연 800억원대 매출과 30억원 이상 순이익을 내고 있다. 현재 LA국제공항에서 공급되는 전체 기내식의 30%를 하코가 담당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하코 지분 100%의 장부가치는 334억원 수준이다.
아워홈은 지난 4월 하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한진중공업 측과 두 달여 동안 협상을 벌였다. 당초 800억~1000억원 수준으로 매각될 것으로 전망됐고, 실제로도 그 수준에서 결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십 년간 키워온 회사에 대한 조남호 회장의 애착이 커 마지막까지 고민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진중공업홀딩스는 1983년 하코 지분을 취득했다. 1988년엔 대한항공을 비롯해 에어프랑스, 홍콩 캐세이패시픽, 싱가포르항공 등에 기내식을 납품했다. 2000년대 후반까지는 하코의 주업이 대한항공 케이터링 서비스였으나 현재는 대한항공과의 거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한진그룹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이 타계한 후 유언장 진위를 두고 조양호 회장과 다른 형제들은 법정분쟁까지 벌였다. 이 과정에서 하코와 대한항공 간 거래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어렵겠지만 대주주가 바뀌었기 때문에 하코는 대한항공과의 거래를 다시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한편 종합식품기업인 아워홈은 하코 인수로 사업다각화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워홈은 인천 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과 탑승동에 18개의 식음 브랜드를 운영 중이고, 제2여객터미널에서도 '아워홈 푸디움' '한식미담길' 등 영업을 시작해 입지를 굳힌 상황이라 하코와 기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지난해 아워홈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5952억원, 영업이익은 81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억원(0.5%) 감소했다.
[윤진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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