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호황 더 간다"…다시 힘받는 반도체株
입력 2018-05-23 17:42  | 수정 2018-05-23 19:15
미국 반도체 기업이 실적 전망을 상향 조정하고 반도체 업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쏟아지면서 오랜만에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탔다. 전 세계적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고성능 메모리 수요까지 확대되면서 하반기 반도체 수급 현황이 개선될 것이란 의견이 힘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상승하고 솔브레인과 원익IPS 등 중소형 반도체주까지 함께 오르면서 주식시장에 온기가 퍼졌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6200원(6.96%) 오른 9만5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막판 주가는 9만5500원까지 뛰어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3월 19일 기록한 최고가(9만1500원)를 불과 두 달여 만에 새로 썼다. 사흘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삼성전자 역시 전일 대비 1800원(3.60%) 상승한 5만1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1일 5만원 선을 회복한 데 이어 이날은 장중 5만2000원까지 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등 시가총액 상위주가 상승하면서 코스피는 사흘 연속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6.34포인트(0.26%) 상승한 2471.91로 장을 마쳤다. 지난 14일 2476.11을 기록한 이후 10여 일 만에 2470선을 회복했다. 특히 외국인들이 28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는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3008억원, 442억원 사들였다.

이날 반도체주가 일제히 급등한 것은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실적 전망을 상향하면서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가 사그라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2018 애널리스트 투자자 이벤트'를 열고 3분기(3~5월) 매출 가이던스(추정치)를 기존 72억~76억달러에서 77억~78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전일 미국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을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다.
올해 초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IB)이 '반도체 시장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면서 반도체 업황 논란이 불거졌지만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 호조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D램 메모리 총수요는 전년 대비 21.7% 증가한 140억기가바이트(GB), 총공급은 22.1% 늘어난 138억GB를 기록할 전망이다. 평균판매단가(ASP) 또한 올해 15% 추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D램 메모리 시장 규모가 102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낸드플래시 총수요와 총공급 또한 각각 44%, 46% 증가한 2322억GB, 2335억GB로 추산되는데 시장 규모는 612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산업은 안정적인 수요 증가와 과도하지 않은 공급 증가로 인해 과거 대비 변동성이 크게 감소하면서 구조적으로 꾸준히 수익을 낼 수 있는 영역에 들어섰다"고 설명했다.
투자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7.2% 증가한 256조7569억원, 영업이익은 22.8% 늘어난 65조8762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53조원 규모 영업이익을 내며 사상 최고 실적을 써내려간 데 이어 올해는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영업이익 6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상승세를 타면서 중소형 반도체주에까지 온기가 퍼졌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용 소재 제조업체인 솔브레인은 전일 대비 2300원(3.51%) 오른 6만7800원에 장을 마쳤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