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BMW 경품 내건 롯데슈퍼 숨어 있는 마케팅은?
입력 2018-05-23 15:41 
롯데슈퍼 온라인몰에 고지된 경품 이벤트 관련 안내 페이지

고가 경품 이벤트가 사라진 대형마트·슈퍼 업계에서 BMW신형을 내세운 경품 행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행사 주체는 바로 최근 프리미엄 마켓을 내세워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롯데슈퍼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슈퍼는 이달 말까지 롯데슈퍼를 이용하고 응모한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최신형 BMW를 3년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이용권 3매를 경품으로 내걸었다.
경품 이벤트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며 고가 경품 행사를 자제하는 유통업계 분위기를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대형마트·슈퍼업계에선 과거 경품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의 개인정보가 줄줄이 새나간 한편, '짜고 치는 고스톱'격의 행각이 발각돼 경품 이벤트가 아예 사라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롯데슈퍼가 고가 경품 이벤트에 나선 이유는 뭘까.

우선 롯데백화점·마트·슈퍼 등 롯데그룹의 통합멤버십 서비스인 엘포인트(L.POINT) 회원 수를 늘리는 목적이 있다. 이번 경품 이벤트 참여를 위해선 반드시 엘포인트 회원 가입이 돼 있어야 한다.
롯데슈퍼를 비롯한 롯데 8개 유통 계열사는 현재 온라인 통합을 추진 중이다. 단순히 사이트 통합이 아니라 온라인몰 운영에 필요한 백 오피스(운영 관리 시스템 및 조직체계) 통합을 하는 작업이다.
이 때 모든 계열사에서 호환을 통해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엘포인트 회원 가입은 기본. 따라서 계열사별로 기존 온라인몰 회원을 엘포인트 회원으로 전환하거나 새롭게 가입시키는 일이 필요하다.
동시에 롯데슈퍼만의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 회원 수를 늘리는 일도 중요한 목적이다. 엘포인트 회원 가입에 이어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 신청이 이번 경품 이벤트 응모를 위한 필수 작업이기 때문이다.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란 롯데슈퍼 매장이나 인터넷상의 구매내역을 통합관리 해 주는 것을 말한다. 롯데쇼핑에서 지난 3년간 추진해온 옴니채널(소비자가 온·오프라인 등 다양한 경로를 구분없이 넘나들며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전략과 밀접한 서비스다. 온라인 통합을 통해 온라인 매출 확대를 추구하는 롯데슈퍼로서는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 회원을 많이 확보하면 할수록 유리한 셈이다.
따라서 이번 BMW 경품 이벤트 참여를 위해 엘포인트 회원 가입에 이어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 동의를 해야하며,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는 모든 처리 과정에는 상당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롯데슈퍼는 해당 처리 과정에 최대 30분 이상 소요될 수 있다고 고지하고 있다.
롯데슈퍼 관계자는 "영수증 보관함 서비스를 널리 알리고 회원 수 확보를 위해 고가의 경품을 내건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경품 이벤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이번에는 온라인 상에서 이벤트 대행업체를 통해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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