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잡아라 잡(JOB)] 韓소믈리에 후학 키우는 `주당` 교육자
입력 2018-05-21 10:00  | 수정 2018-05-21 11:35

한국에서 상류문화의 상징이었던 와인의 진입장벽이 낮아지며 관련 교육에 대한 수요도 높다. 와인 동호회가 우후죽순 생기는 등 일종의 '와인스터디'붐도 일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예견(?)한 덕에 조영현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평생교육원장은 최근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 호텔리어에서 과감히 한국 소믈리에 후학을 키우는 교육자로 방향을 틀어 주니어 소믈리에들을 양성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국에서 소믈리에 후배들을 키우며 와인의 매력을 전도하지만 그 역시 시작은 유럽와인으로부터였다. 호텔리어 생활을 하던 중 유럽여행에서 그는 와인이 단순한 맛을 넘어 '인생'을 담을 수 있는 술임을 발견했다.
"와인속에는 한 사람의 '인생'이 들어있고, 어느 가문이 들어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유럽여행을 하던 중 자신들이 생산한 와인의 맛이 객관적으로 뛰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열정적으로 이를 홍보하는 사람들을 보며 많은 것을 느꼈다."
당시 호텔리어 생활을 했던 조 원장은 와인에 대해 보다 깊게 알아보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었지만 명확한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평소 알고지내던 멘토의 한 마디가 조 원장을 교육자의 길로 걷게 했다.

"아내의 소개로 만난 멘토의 한마디가 계기가 됐다. '나한테 교육하는 솔루션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을 나만 모르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와인전문가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틀짓고 있던 것들이 깨졌다."
교육자의 길을 걷기 위해 그는 외국이 아닌 순수 국내에서 공부를 했다. 이후 관련 연구를 수행하던 중 알게 된 한국 와인 제조업자들과의 인연을 통해 한국와인의 매력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한국 와인의 경우 프랑스, 칠레 등 국제적 와인의 맛과 비교했을 때, 스윗한 경향이 있다. 주로 켐벨 품종을 사용하는데 우리나라 기후환경에는 잘 맞고 맛도 좋아 선물용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석사 공부를 마친후 박사과정을 진행하며 겸임교수 생활을 하게 된 조 원장은 제자들을 '생각이 있는 소믈리에'로 키우기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평생교육원장을 맡은 것도 또한 '와인의 매력'을 전도해 와인의 대중화 기여하기 위한 것의 일환이다. 교육원에서 조 원장은 소믈리에를 꿈꾸는 학생들은 물론 취미로 와인을 즐기는 일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도 연다.
조영현 한국베버리지마스터협회 평생교육원장이 평생교육원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와인강의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 :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조 원장은 한국에서 소믈리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와인전문가보다는 관계전문가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와인의 대중화가 시작됐지만 호텔문화가 활성화되지 않은 한국이라 소믈리에의 전망과 성장 가능성은 무긍무진하지만 단순 겉모습만 보고 뛰어들기에 그 역할은 막중하다는게 조 원장의 생각이다.
"기능적인 맛분별에 집중하면 그건 소믈리에가 아니라 맛분별사다. 소믈리에는 와인이 주는 스토리 문화 등을 함유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준다.소믈리에라고 해서 와인에 국한되는게 아니다.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와인은 기본적인 것이고, 서비스 사람들과의 관계, 와인을 운영하는 경영, 시사 이런 것들을 꿰고 있어 와인을 매개로 해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아주 돈독하게 해주는 역할을 하는게 소믈리에라고 생각한다."
조 원장처럼 와인 교육자가 되고 싶은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교육에 대한 명확한 철학이 있다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와인교육을 통한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후배 소믈리에를 키우는 것 또한 보람찬 일이라고 조 회장은 강조했다.
특히 이제 와인의 대중화가 시작된 무르익지 않은 한국시장에서 와인 전문가가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따뜻함'이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소위 술은 화나서 먹는 거라는 인식이 있는데 와인은 네트워킹의 기능이 높아 사회적 만족감을 주는 술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교육을 듣는 학생들과 일잔을 기울이며 와인을 넘어 인생관련된 얘기까지도 할 수 있어 와인전문가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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