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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그 후③]아쉬운 칸 무관 ‘버닝’, 국내 평가만 남았다
입력 2018-05-21 07: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칸의 남자 이창동 감독이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그리고 공개 동시에 칸 현지를 홀린, ‘버닝은 과연 어떤 영화일까.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이 평단의 찬사는 물론 유력 영화지에서 최고 평점을 받은 ‘버닝이 아쉽게도 본상에서 무관의 고배를 마시며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존재감을 드러낸 버닝팀, 이제 국내 관객들과 만날 일만 남았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버닝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그리고 스티븐연, 여기에 신예 전종서가 의기투합 해 국내에서는 제작단계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떠올랐다.

이 감독은 사실 처음에는 일본 NHK 방송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을 영화화 해달라고 요청이 들어와 내가 아닌 젊은 감독들에게 연출의 기회를 주려고 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상 이루어지지 못했다”며 ‘버닝 시나리오를 함께 쓴 오경미 작가가 함께 영화화 하자고 제안을 해 (이 작품이 쉽게 영화화 할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소설 속의 미스터리를 젊은이들에게 확장시킬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분노라는 감정에 집중한 이유에 대해서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로 마음에 분노를 품고 있다. 종교, 국적 인종에 상관없이 분노가 분노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느 날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아프리카 여행을 간 동안 자신이 키우는 고양이를 돌봐달라고 부탁한 해미가 여행에서 돌아오며 현지에서 사귄 벤을 소개한 것. 그리고 미스터리한 남자 벤은 종수에게 자신의 비밀스러운 취미에 대해 고백한다. 종수는 그 이후로 무서운 예감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간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사회의 이면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영화 속 인물들의 관계를 통해 현재 우리의 문제와 위로를 담아 남다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이 감독은 이번에는 ‘청춘에 대한 자신만의 시각을 녹아낸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더 표현할 수 없는 분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굉장히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분노의 원인을 알 수 없다는 것에 있지요. 과거에는 분노의 대상도 이유도 분명 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세상은 점점 세련되어 지는 데 젊은 이들은 세상과 반대로 자신의 미래를 볼 수가 없기에 그렇기에 이 세계가 분노로 보일거라 생각했어요.”
그는 겉으론 분노를 품은 무력한 젊은이와 돈과 능력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보이는 정체불명의 사나이이자 자기 자신을 뭐든 지 할 수 있는 신처럼 생각하는 남자의 대결처럼 보이지만 이들 사이에 낀 한 여자(해미)는 사실 ‘단지 사라진다가 아니라 혼자서 늘 삶의 의미를 찾는다”면서 마지막에 써내려가는 종수(유아인)의 소설은 과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지,많은 부분들을 관객들의 상상에 맡기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유독 칸에서 선보이는 작품마다 큰 사랑을 받아 온 이창동 감독. ‘박하사탕 ‘초록물고기 ‘밀양 ‘시에 이어 ‘버닝으로 또 한 번 칸에 진출했다. 총 6편의 연출작 가운데 무려 5편이 칸영화제에 공식 초청됐으며, 경쟁 부문은 3번째.
‘밀양으로는 전도연에게 여우주연상을 안겼고, ‘시로는 각본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버닝으로 황금종려상을 기대했지만 결국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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