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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 그 후①]‘칸의 남자’ 이창동, 당신은 누구시길래
입력 2018-05-21 07:0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칸의 남자, 아니 전세계 영화인들이 사랑하는 감독 이창동이다. 그가 8년 만에 선보인 신작 ‘버닝을 통해 다시금 이름값을 입증했다.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이 올해 황금종려상의 유력한 후보에 올랐지만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빛났던 버닝, 그리고 그것을 완성시킨 이창동은 대체 어떤 감독일까.
1954년 대구에서 태어난 이창동 감독은 경북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81년부터 86년까지 영양고등학교와 신일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았다.
93년 박광수 감독의 ‘그 섬에 가고 싶다 시나리오 작가와 조감독으로 충무로에 첫 발을 내디딘 그는 감독 데뷔작인 ‘초록물고기(97)로 단번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영화배우 한석규의 출세작이기도 한 이 작품으로 이 감독은 그해 제33회 백상예술대상 작품상·신인감독상·각본상과 제35회 대종상영화제 각본상,제18회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받았다.
두 번째 작품이자 설경구라는 또 다른 대스타를 탄생시킨 ‘박하사탕(2000)은 제37회 대종상영화제 감독상·각본상을 안겼다.
세 번째 ‘오아시스(2002년)는 ‘이창동이라는 이름을 전세계에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작품이다. 이 감독은 이 영화로 제59회 베니스영화제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문소리라는 또 한명의 대체 불가 배우를 발견해낸다.
개발에 소외된 이들의 일그러진 삶을 담은 ‘초록물고기, 5·18민주화 항쟁이 한 개인에 남긴 상처를 적날하게 보여준 ‘박하사탕, 장애인들의 인정받지 못한 사랑을 애처롭고 따뜻한 시선으로 그린 ‘오아시스까지 그의 작품 세계는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하고 어두우면서도 밝다. 현실의 암울한 비극을 거침없이 보여주면서도 결국 ‘인간 그리고 그 인간이 누려야 할 행복과 근원적 무엇에 오롯이 집중한다.

전도연을 ‘칸의 여왕으로 만들어 준 ‘밀양은 또 어떠한가. 아이까지 잃고 더이상 살아갈 의욕을 잃은 신애(전도연)의 주위를 맴도는, 그녀의 한줄기 ‘햇살 같은 존재 종찬(송강호)과의 이야기를 담아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를 앓고 있는 할머니 미자(윤정희), 그녀가 시를 쓴다는 의미를 깊이 있게 풀어낸 ‘시 역시 ‘칸 국제 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며 뜨거운 찬사를 받았다. 그 후로 8년의 공백 끝에 선보인 영화가 바로 ‘버닝이다.
한국 영화 중 유일하게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버닝은 현지에서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고 ‘칸의 남자라는 수식어에 딱 들어맞는 완성도를 자랑했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영화는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해 이야기 한다.
작품은 이창동 감독과 유아인, 스티븐연 그리고 전종서의 의기투합으로 국내에서는 이미 제작단계에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올해 최고 기대작 중 하나로 떠올랐으며, 칸에서 공개되자마자 뜨거운 찬사 속에서 유력한 황금종려상 후보로 거론됐다.
영화평론사이트 로튼토마토에서는 신선도 100%로 평가됐고, 메타크리틱에서는 88점의 높은 평점을 받았다. 칸 영화제 공식 소식지 스크린데일리에서 칸 역대 최고 평점인 3.8점(4점 만점)을, 아이온시네마에서 3.9점(5점 만점), ICS(인터내셔널 시네필 소사이어티, International cinephile society)에서 4.83점(5점 만점)을 받는 등 연이어 최고점을 경신했다. 칸 영화제 관계자는 물론 세계 영화인들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편, 이창동 감독은 작품 연출 외에도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진 대표적인 ‘현실 참여형 감독이기도 하다.2000년 스크린쿼터문화연대 정책위원장을 시작으로 2001년 영화인회의 정책위원장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를 맡았으며 2003년 2월 참여정부의 초대 문화관광부 장관이 되면서 언론개혁 등을 주도해 각종 이슈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kiki2022@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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