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이재호 열사 32주기 추모식 모교인 광주 송원고에서 열려
입력 2018-05-19 17:50 
이재호 열사 유가족과 송원고 동문들이 19일 모교인 송원고 교정에 이 열사의 추모작품인 `평화의 울림` 제막식을 진행하고 있다.

자주, 평화를 외치며 시위현장에서 산화했던 고 이재호 열사의 32주기 추모식이 19일 오후 2시 모교인 광주 송원고등학교에서 열렸다.
추모식에는 이 열사의 유가족과 박정진 송원고 총동문회장, 박정수 송원고 재경총동문회장, 이현용 송원고 교장, 이용섭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송원고 16기인 이 열사의 동기들로 구성된 이재호기념사업회의 이승록 회장은 추모식 경과보고를 통해 "이 열사는 서울대 정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1986년 4월 자연대 학생회장 김세진 열사와 함께 '반전반핵 전방입소 결사반대'를 외치며 온 몸에 불을 붙여 영면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광화문과 광주 금남로에서 타오른 촛불혁명과 지난 4월 판문점 선언을 보면서 그 감격적인 순간에 두 열사를 떠올렸다. 이 땅의 민주주의 발전과 다가올 평화와 통일의 새로운 시대가 두 열사의 숭고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임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동문회장은 '촛불'이라는 시를 읊었다.
그는 시를 통해 "하나뿐인 목숨으로 촛불의 심지를 만들었다.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이며 오늘도 촛불의 심지는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우리는 아직 불을 밝히지 않은 곳에 촛불 심지에 불을 붙이려 한다. 모두 켜 놓은 촛불은 조국의 자유와 평화를 가져오는 횃불로 영원히 타 오를 것이다"라고 이 열사를 추모했다.
박정수 재경총동문회장도 "이 열사는 자랑스러운 광주의 아들, 송원의 아들, 민주주의 아들"이라면서 "반핵, 반미를 외친 이 열사가 있었기에 산자들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평화의 봄이 오고 있다.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로 집중되고 있다. 휴전이 종전이 되고 외세의 간섭에서 자주독립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제 편히 영면하라"고 덧붙였다.
송원고 교정에는 이 열사의 추모작품 '평화의 울림' 제막식이 거행됐다.
이 작품은 이 열사의 친구이자 조각가인 이상길 작가가 설치한 것이다.
작품을 받치고 있는 표지석에는 '평화의 울림'이라는 제목과 함께 '민주·평화 열사 이재호'라고 새겨져 있다. 작품은 한라에서 백두까지의 한반도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이 작가는 "조약돌 형태를 띤 표지석은 인고의 시간이 흘러 매끄럽게 다듬어진 세월의 모습을 뜻하며 위에 있는 청명한 스테인리스의 구와 오목하게 표현된 형태는 우리의 일상을 투명하고 나를 바라보는 거울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이어 "자주와 평화, 민주를 외쳤던 이 열사의 메시지가 우리에게 전달되고 확산되는 바람을 표현했다"면서 "야간에는 LED 조명의 아름다운 컬러로 변해 이 열사의 평화 메시지가 저 멀리 우주까지도 전달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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