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5·18 참상 세계에 알린 헌틀리 부인 "광주 시민의 인간애는 뜨거웠다"
입력 2018-05-18 15:24 
[사진 제공 = 연합뉴스]

"내가 본 5월 광주는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참혹함 그 자체였다. 그러나 광주 시민의 인간애는 뜨거웠다"
18일 5·18민주화운동 제38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마사 헌틀리 여사는 자신의 남편이자 광주의 참상을 세계에 알린 고(故) 찰스 베츠 헌틀리 목사에게 쓴 편지를 낭독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비 내리는 하늘을 가리키며 "38년 전의 슬픔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 부부는 광주에서 살았던 17년 동안 시민들을 사랑했고 배움을 얻었고 경탄의 마음을 갖게 됐다. 특히 5·18 이후 그 마음은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헌틀리 여사는 또 "1980년 5월, 광주시민의 인간애는 너무도 뜨거웠다"며 "병원에 헌혈하러 온 시민이 너무 많았아 피를 나눠 주겠다는 것을 말려야 할 지경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끝으로 "당신은 마지막 순간 광주에 묻히고 싶다고 했다"며 "어제 당신 유골을 성스러운 양림동 선교사 묘역에 안장했다. 한국에 대한 우리 사랑은 영원하다. 언제나 사랑한다"고 낭독을 마쳤다.
지난 6월 타계한 헌틀리 목사는 5·18 당시 광주기독병원 원목으로 재직하며 계엄군의 만행과 참혹하게 숨진 희생자 시신 등을 촬영해 해외 언론에 보냈다. 유가족은 "광주에 묻어 달라"는 고인의 유언에 따라 유골 일부를 광주 남구 양림선교동산묘원에 안장했다.
[디지털뉴스국 문혜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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