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KIC "엘리엇 이해상충 확인 땐 투자금 회수"
입력 2018-05-17 17:49  | 수정 2018-05-17 22:07
최희남 사장 기자간담회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이 이해 상충, 법령 위반 등이 발견되면 2010년 엘리엇 펀드에 투자한 5000만달러(약 540억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엘리엇이 최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한국 정부를 상대로 7000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요구해 투자자와 국가 간 소송(ISD)을 추진 중이고 삼성물산 지분 매입 과정에서의 공시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사장은 17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엘리엇 사태에 대한 대응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엘리엇과 관계에서 예를 들어 국내 투자 5% 한도를 넘는 경우에는 저희가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해 상충 여부를 감안하고 법령 위반 여부에 따라 해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IC는 엘리엇과의 투자위탁 계약에서 5000만달러 중 한국 국내 투자 비중을 5% 이내로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이날 답변은 원칙적이지만 5% 투자 비중을 넘으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처럼, 이해 상충이나 법령 위반이 발견돼도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IC는 ISD 소송 진행과정을 보면서 이해상충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다. 강신우 KIC 투자운용본부장은 "한국투자공사의 스폰서는 정부이고 엘리엇이 정부에 뭔가를 내놓은 상황"이라며 "100% 이해 상충이라고 할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사태 전개 방향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최 사장은 이날 지난해 투자 성과와 2020년까지 2000억달러 이상 운용 자산 규모를 확보하겠다는 '국부펀드 성장 전략'도 발표했다. 최 사장은 "세계 주요 펀드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산 규모를 2000억원 이상으로 키워야 한다"며 "투자 수익 증대와 위탁자금 상승 효과로 눈덩이가 불어나듯 3년 내 2000억달러 달성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싱가포르투자청(GIC)이 3900억달러, 테마섹이 3200억달러 자산을 운용하는 반면 KIC 자산 규모는 전 세계 국부펀드 중 14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는 2020년까지 대체자산 비중을 19%까지 확대하는 방안과 250억달러 이상의 순수익 창출, 위탁자산·위탁기관 확대 등이 전략으로 제시됐다. 지난해 말 기준 KIC의 총 운용자산은 위탁자산 1000억달러, 투자수익 341억달러 등 1341억달러다. 지난해 KIC의 총자산 수익률은 16.42%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연환산 수익률은 5.99%다. 최 사장은 또 성과 중심의 조직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운용 성과에 따라 지급하는 업적급 비중을 확대하고 차등 폭을 확대해 성과와 보상체계 간 연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윤 기자 / 정희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