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울산 한화케미칼 공장서 염소 누출, 19명 부상
입력 2018-05-17 15:39 

울산 남구에 위치한 화학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돼 19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염소가스가 이송과정에서 누출된 것으로, 경찰과 소방당국이 원인 조사에 나서고 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오는 6월까지 최첨단 화학물질 측정분석시스템을 도입해, 앞으로 화학사고가 발생할 경우 실시간으로 사고지점을 조사해 원인을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재발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17일 오전 10시께 울산 남구 여천동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에서 염소가스가 누출돼 19명이 부상을 입었다. 염소가스는 소량을 흡입해도 눈, 코, 목의 점막을 파괴하고, 많이 마시게 되면 폐에 염증을 일으켜 호흡 곤란이 나타나는 유독 물질이다. 염소가스 누출은 사고 발생 45분만에 차단됐으나 공장 주변에 퍼진 염소가스 악취로 근로자와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했다. 이 사고로 공장 주변에서 제초 작업을 하던 작업자와 근로자 등 19명이 염소가스를 마신 뒤 콧물을 흘리면서 호흡 곤란 등을 호소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에서는 지난 2015년 7월에도 폐수 집수조 위에서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용접 작업을 하던 중 집수조가 폭발해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친 바 있다.
소방당국은 염소가스 이송 배관에서 균열이 발생해 가스가 누출된 것으로 보고 자세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같은 사고를 맞아 행정안전부 소속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늘어나는 화학공장 사고에 대비해 '최첨단 측정장비'를 오는 6월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HI 장비는 현재 국내엔 국방부에서만 1대 운영 중인, 5억원대 고가 장비다.

이날 울산시 중구 태화강 둔치서 HI 장비보다 한 단계 수준이 낮은 측정장비로 '모의훈련'을 실시했는데, 해당 장비로도 대기 속에 얼마나 화학물질이 누출됐는지를 색깔별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열적외선이 탐지돼 야간에서도 화학물질 농도가 측정이 가능했으며, 사람과 건물의 형체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심재현 국립재난안전연구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HI 90 장비는 지금 장비보다 더 정밀하게 모든 화학오염물질을 탐색할 수 있고, 반경 2km 내까지 탐지가 가능해 원격에서 사고 현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이외에도 화학사고 인근 수질오염 여부를 관측하는 '원격관측보트'와 재난현장을 원거리서 실시간으로 촬영하는 특수조사차량 및 드론, 사고 인근 건축물이 붕괴위험이 있는지 여부 등을 살펴보는 철근탐지기 등을 구비해 화학, 지진사고 등 재난에 종합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울산 = 서대현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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