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9부 능선 넘은 中마트 매각에도 롯데쇼핑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
입력 2018-05-17 14:43 

롯데쇼핑 실적의 발목을 잡아왔던 중국 롯데마트 사업을 대부분을 매각키로 했지만 여전히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진척된 中마트 매각작업 추가 손실 부담은 덜어
한국신용평가는 17일 롯데쇼핑의 중국 마트 매각관련 스페셜 코멘트를 통해 "중국 마트 매각 작업은 사실상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를 통해 주요 영업 및 재무적 부담요인은 해소됐다"고 분석했다.
앞서 롯데쇼핑은 지난 11일 중국 화동법인 지분 100%를 리췬그룹에 2914억원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화동법인은 중국 상해와 강소 지역의 롯데마트 점포 74개를 두고 있다. 이번에 매각되는 점포는 53개다. 나머지 21개는 롯데쇼핑이 폐점하거나 정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췬그룹은 산둥성 칭다오에서 1933년 설립된 유통전문상장회사로, 지난해 기준 연 매출은 약 1조7800억원이다.

롯데마트는 앞서 지난달에는 베이징 점포 21곳을 약 2485억원에 중국 유통기업 우마트에 매각키로 했다. 베이징에 이어 상하이 지역 점포를 매각하고 나면 중국에 남은 롯데마트는 화중과 둥북 법인 14개에 불과하다.
한신평 측은 "그 동안 롯데쇼핑의 중국 마트 사업은 부진한 실적이 지속되고, 사드 이슈 여파로 지난해 손실 폭이 더 확대돼 영업 및 재무적 측면에서 롯데쇼핑의 주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해왔다"며 "따라서 중국 마트 사업 매각이 성사됨에 따라 롯데쇼핑은 추가 손실발생 부담을 해소하고, 매각대금을 활용해 차입규모 축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화점·마트 등 국내 주력 사업 실적부진 지속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신평은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마트의 잔여점포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긴 하나 사업 철수에 따른 회수금액이 롯데쇼핑의 누적 투자금액 대비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또 롯데쇼핑의 국내 주력 사업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점도 신용등급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한신평에 따르면 유통업태 전반의 성장 정체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비용부담은 늘면서 롯데쇼핑의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창출금액이 1조1527억원까지 축소되는 등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신평 측은 "업태 매력도 저하로 백화점 중소형 점포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해에는 본점 등 이익기여도가 매우 높은 주력 백화점 점포도 사드 이슈 관련 중국인 관광객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실적 저하 폭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대형마트 부문은 경쟁사 대비 포맷다변화나 PB상품 개발 등 사업전략의 전개가 뒤처지면서 비용증가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매출성장을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신평에 따르면 지난해말 롯데쇼핑의 별도 순차입금은 전년말 대비 약 8000억원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는 연말 휴일에 따른 매입채무 결제대금 이연(약 5000억원)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상당부분 영향을 미친 결과라고 한신평은 분석했다.
롯데쇼핑은 현재 수익성 개선 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국내 백화점 저수익 점포 중 6개점의 혁신점포를 선정해 비효율 업무 통폐합 및 판촉비 절감 등 점포운영 효율화 테스트를 진행하는 것이 한 예다. 또 롯데닷컴 흡수합병(2018년 8월 1일 예정)도 온라인사업의 효율화를 통한 수익구조 개선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여전히 ▲온라인 채널의 낮은 채산성 ▲최저임금 상승 폭 확대에 따른 비용증가 ▲복합쇼핑몰 출점 규제 ▲영업시간 제한 등 수익성 개선 제약요인이 존재한다고 한신평은 지적했다.
한신평 관계자는 "중국마트 관련 부담 요인이 해소된 이후 국내사업 실적 개선과 자산매각 성과가 나타날 경우 등급하향 압력은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국내 사업 수익성 저하추세가 지속되거나 자산매각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중국마트 매각에 따른 재무지표 개선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신평은 롯데쇼핑의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국내 주력사업 실적, 비용절감과 자산매각 등 재무구조 개선 성과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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