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100일간의 약속] 개그우먼 김명선의 다이어트 기적, 3개월 만에 24.6kg 감량
입력 2018-05-16 15:50  | 수정 2018-05-16 16:03
개그우먼 김영선


체중 101kg, 체지방량 45.4kg, 체지방률 44.5%” 이는 지난 2월 4일 측정된 개그우먼 김명선의 헬스리포트다. 체질량지수(BMI)는 무려 36.1kg/㎡의 고도비만 상태. '뚱뚱하다'는 언제나 그녀를 수식하는 말이었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기, 기름진 고열량 음식 섭취 등은 그녀에게 있어 평범한 일상이자 습관이었다. 다이어트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을 정도다.

그러던 그녀에게 변화의 시기가 찾아왔다. 스포츠 스타 트레이너 '아놀드 홍'의 재능 기부 프로젝트 '100일간의 약속'에 참여하며 운동과 철저한 식단 관리를 실천한 결과 놀랄 만한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이다.

100일간의 약속 참여 후 그녀는 체중 76.4kg, 체지방량 17.9kg, 체지방률 23.5%를 기록하며 24명의 참가자 가운데 당당히 2위 자리에 올랐다. 30년 평생을 비만으로 살아온 그녀에게 커다란 변화가 나타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00일에 불과했다.

개그우먼 김명선의 성공적인 다이어트 비결은 무엇일까? 아놀드홍의 100일간의 약속 참여 계기는 무엇일까? 그녀와의 일대일 인터뷰를 통해 단시간 내 체중 감량에 성공한 비결을 들어보았다.



Q. 살이 찌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A. 개그우먼 생활 자체가 야행성이다. 오후 3시까지 출근해서 새벽에 끝나는 패턴이 늘 이뤄진다. 일찍 끝나면 밤 11시 정도다. 아이디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회의를 끝낼 수 없으니까. 활동량이 적고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남다른 먹성도 문제였다. 출근해서 오후 4시에 첫 끼를 먹는데 짜장면 등 중화요리를 먹는 일이 많았다. 친한 개그맨 선배님들하고 같이 밥을 먹으면 볶음밥이나 삼선짬뽕 등을 주문한다. 이때 짜장면까지 총 세 그릇을 시킨다. 볶음밥을 먹고 짜장면은 마치 반찬처럼 곁들여 먹는(?) 것이다.

특히 탄수화물 중독이었다. 짬뽕밥을 시켜도 밥 하나를 더 추가한다. 백반집을 가더라도 밑반찬으로 밥 한 공기를 먹는다.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식성인 셈이다.


Q. 갑자기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계기는?
A. 20살 때 서울에 올라와 5년 동안 개그맨 지망생 생활을 했다. 24살 때부터 '코미디빅리그'에 데뷔하며 개그우먼으로 활동하게 됐다.

그때 내 상황이 좀 애매했다. 20살 때 80kg 중반 정도의 몸무게였는데 뚱뚱한 캐릭터를 하기에는 좀 모자란 면이 있었다. 5년 동안 개그맨 시험도 떨어졌다. 주변에서 체중을 늘릴거면 더 늘려야 한다고 이야기하더라. 살을 점점 찌웠는데 사람들이 호감형이라고 칭찬을 해주기 시작했다. 정형돈 선배님 닮았다는 이야기도 이때 생긴 것이다. 그때 나에게 그 누구도 살을 빼라고 이야기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일단 내 목표는 개그맨이니까 살은 나중에 빼도 되겠지 라고 생각했다. 여자이기 전에 개그맨이 되고 싶었다. 살이 더 찌고 하니까 개그도 더 잘되고 사람들이 더 재밌어 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그때 왕성하게 활동도 했고.

그러던 중 작년 겨울 때 건강검진 협찬을 받았다. 체중이 많이 나가긴 했지만 어느 정도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그래도 운동은 꾸준히 했으니까. 별다른 결과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런데 충격적인 건강검진 결과를 받았다. 대부분의 측정 수치에서 빨간 그래프가 수두룩하게 표시됐기 때문이다. 지방간, 고지혈증 등의 대사증후군 질환 의심 진단도 나왔다.

게다가 헌혈 부적격 판정까지 받았다. 혈액 점도가 높아 다른 사람에게 피를 줄 수 없는 상태라고. 헛웃음이 나왔다. 여태껏 헌혈을 50회 이상 해왔기 때문이다. 그 사이에 건강이 얼마나 악화되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Q. 건강검진 결과를 받고 나서 충격이 적지 않았을텐데?
A. 맞다. 나는 개그를 하며 둔한 돼지가 아니라 건강한 돼지 캐릭터 컨셉을 잡아 왔으니까. 그래도 평소 체력이 우수한 편이었고 운동도 좋아했는데 이 정도 결과까지 나타날 줄은 몰랐다. 건강한 웃음을 줘야 하는 사람인데 내 몸부터 못 챙기고 있었다. 이렇게 살아야 하나 자괴감이 들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더니 눈물을 보이셨다. 딸이 홀로 서울에서 자취하며 건강을 제대로 못 챙기고 있으니 마음이 크게 아프셨을 것이다. "나는 네가 개그를 하지 않아도 된다.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 개그맨이기 전에 딸이라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 속으로 펑펑 울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됐다. 그러던 중 아놀드 홍 대장님의 재능 기부 프로젝트 '100일간의 약속'이 눈에 들어와 참여 신청을 하게 됐다.



Q. 개그맨 선배들의 반응은?
A. 다이어트를 결심하기 전 선배님들한테 고민 상담을 했다. 그런데 선배님들은 반대했다. 개그맨에게 있어 캐릭터는 생명과도 같기 때문이다. "밥 줄 끊긴다.", "너 개그맨 안할거냐", "캐릭터 없어진다", "아직 성공도 안했는데 벌써 포기할거냐" 등등 내 캐릭터 정체성 상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주는 선배들의 조언이 이어졌다.

건강검진 표를 받은 후 무너진 내 일상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들면서 이러한 개그 목표도 점차 희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트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결국 내 의견을 감독님께 전달드렸다. 건강해지고 싶다고, 다이어트해야 한다고.



Q. 다이어트 관련해서 여러 제의를 받았다고 들었다. 아놀드 홍의 100일간의 약속 참여를 결정하게 된 이유는?

100일간의 약속 참여를 결정하기 전부터 한의원, 피트니스클럽 등 여러 곳에서 다이어트 제의를 받았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참가비용을 별도로 줄테니 같이 해보자는 제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상업적인 제안이 별로 와닿지 않았다. 나를 이용하는 것 같기도 하고.

100일간의 약속은 아놀드 홍 대장님의 재능 기부 프로젝트라서 정말 순수하게, 아무 생각 없이 열정적으로 다이어트에 매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참가신청서도 꼼꼼히 작성해서 지원했다. 면접보러 갈 때 조금 후회되기도 했다. 민망하고 초라한 느낌도 들었는데 그건 잠시 뿐이었다. 당당히 면접을 보면서 내 의지를 마음껏 보여줬다.

면접만 봤는데도 다 잘될 것 같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Q. 1차 점검 때까지 1등 했는데 비결은?

100일간의 약속 1일차(좌), 90일차(우)


그 전에 내 생활 패턴이 최악이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눈에 띄게 체중이 줄었다. 시작 후 1개월 동안은 정말 살이 쭉쭉 빠졌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체중 감량 효과를 보았다.

운동도 재밌었다. 크런치, 플랭크 등의 맨몸 운동을 새로 배우니 뿌듯했다. 신나는 느낌으로 즐겨서 다이어트가 잘 되었던 것 같다.

60일차까지의 성공 비결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금식해서 스트레스 받느니 하루에 한 끼라도 먹고 싶은 것은 꼭 먹자는 것이 내 철칙이다. 다만 나머지 두 끼는 칼로리 조절을 해야 한다.



Q. 100일간의 약속 참여를 하며 가장 힘든 점은?
가장 힘든 건 식단이다. 초반, 중반엔 힘들지 않았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식단 관리가 너무 어려웠다. 특히 주변에서 괴롭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개그맨 이상준 선배는 치킨 포장 용기, 떡볶이 등의 사진을 찍어 휴대폰 메시지로 보내며 "돌아와라"라고 회유하기도 했다.

나중에는 그 유혹이 격려로 바뀌기 시작했다. 내가 쉽게 포기할 줄 알았는데 중간 점검 결과에서 1등을 하니 진지하게 비춰진 것 같다.



Q. 100일간의 약속에 참여하면서 제일 고마운 사람은?
A. 음. 한 명만 지목하기 어렵다. 아놀드 홍 대장님과 임세찬 메인 멘토님, 각사마로 불리는 김현우 멘토님, FM 정신으로 무장한 이주희 멘토님, 고주영 멘토님, 김동규 멘토님 등 모두 나를 여기에 있도록 만들어준 고마운 분들이다.



Q. 100일간의 약속 30기 과정이 마무리됐다. 향후 계획은?


점핑 강사로 활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개그맨 선배이자 스승님인 김혜선 선배님이 점핑 강사로 활동 중이다. 나에게 꼭 맞는 운동이라고 추천해주셔서 처음 해봤는데 정말 재밌었다. 앞으로 전문 강사로 폭넓게 활동하고 싶다. 특히 100일간의 약속 이후 요요 없이 건강한 몸을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가족사진도 꼭 찍고 싶다. 집에 가족사진이 아직 없다. 부모님이 올해 결혼 30주년을 맞이하셔서 특별 이벤트를 선물해드리고 싶다. 사실 그동안 가족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내가 뚱뚱했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실제로 어머니 드레스를 입혀드리고 아버지 정장 맞출 돈도 다 준비했었는데 그러질 못했다. 이번에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했으니 특별한 가족사진을 꼭 찍고 싶다. 부모님께 건강과 추억을 동시에 선물해드리고 싶은 것이 가장 큰 향후 계획이다.

원진재 매경헬스 기자 [ wjj12@mkhealth.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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