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오너 갑질·일감 몰아준 기업, 은행 대출·연장 불이익 준다
입력 2018-05-14 17:32  | 수정 2018-05-14 19:13
올해부터 대기업 경영진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일감 몰아주기, 분식회계 등으로 적발되면 금융회사를 이용하기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이 금융회사의 대기업그룹 여신 평가 때 정성적 요인으로 '평판 위험'을 최대 -4점까지 추가 반영해 평가하도록 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매년 주채무계열을 선정해 주채권은행이 해당 기업 재무구조를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금감원은 14일 삼성 현대자동차 SK 등 2017년 말 기준 금융기관 신용공여액이 1조5166억원 이상인 31개 계열 기업군을 2018년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특히 올해부터 제도를 개선해 '해외사업 위험'과 '평판 위험'을 대기업그룹 재무구조·신용위험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구체적으로 경영진이 횡령·배임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르거나 도덕적 일탈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경우, 또 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분식회계 등이 적발돼 평판이 악화되는 경우 은행들이 정성평가를 통해 신용위험을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채비율이 190%인 기업의 기준 점수가 40점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4점은 10%에 달하는 평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은 신규 대출이나 대출 연장 시 불이익을 받게 된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이 31개 군 중 10개 계열군 주채권은행이었고 산업은행이 9개 계열군 주채권은행이었다. KEB하나(5개) 신한(4개) KB국민(3개)이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삼성 LG 한화 두산 CJ 등 10개 계열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한진(대한항공) 대우건설 금호아시아나 등 9개 기업군 여신을 담당하고 있다.
금감원은 또 해외 계열사 부채도 재무구조 평가에 반영한다. 대기업의 해외사업이 많아지면서 위험 요인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31개 주채무계열에 소속된 회사는 총 4565개인데, 이 중 해외법인이 3366개에 달했다. 삼성은 지난해 해외법인이 150개 늘었고 한화(93개) SK(70개) 포스코(58개) CJ(42개) 등도 해외법인이 증가했다. 금감원은 주채무계열의 부채비율을 산정할 때 국내 계열사가 지급보증한 해외 계열사 차입금(부채항목)과 해외 계열사 외부 주주지분(자본항목)을 포함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채무계열 재무구조 개선 운영준칙'을 개정한다. 하반기에는 은행권 태스크포스(TF)를 통해 현행 재무구조 평가 방식을 해외 계열사 재무제표까지 포괄하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개편하기 위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승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