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조와해 혐의` 삼성전자서비스 임원 등 4명 영장심사…그룹 `윗선` 수사 확대 가능성
입력 2018-05-14 16:04 

삼성전자서비스 임원 등 4명이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한 작업을 총괄한 혐의로 14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허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삼성전자서비스 최모 전무와 윤모 상무, 노무사 박모씨, 전 동래센터 대표 함모씨 등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했다.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밤 늦게 결정됐다.
오전 10시 20분께 법원에 도착한 최 전무는 '노조파괴 의혹을 인정하느냐', '활동을 삼성전자에 보고한 것이 맞느냐'는 등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최 전무는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직원들이 노조를 세운 2013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노조대응 조직인 '종합상황실' 실장 등으로 일하며 협력업체 기획 폐업, 노조원 표적 사찰 등을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4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노조원 염호석씨 장례를 노동조합장 대신 가족장으로 치르도록 염씨 부친에게 회삿돈 6억원을 건넨 혐의(횡령) 등도 받고 있다. 최 전무는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뒤 줄곧 인사 관련 부서에 근무해 온 만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는 그룹 차원에서 노조 탄압 작업을 구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을 지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윤 상무는 최 전무를 도와 노조대응 실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같은 법원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조직적 범죄인 이 사건에서 피의자가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윤 상무에 대한 구속영장을 한 차례 기각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가 노조원의 재취업을 방해한 혐의 등을 추가로 포착해 다시 신병확보에 나섰다. 또 '조직적 범죄' 입증을 위해 윤 상무 윗선인 최 전무를 소환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씨는 사측에 노조를 무력화하는 방안을 조언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출신이다. 그는 삼성에 고용돼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와해 계획을 수립·자문하고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함모씨는 노조 설립을 주도한 위모 전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장을 부당해고하고 센터를 위장폐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현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