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항공대 성관계 동영상 유출…`인격살인형` 디지털 성범죄 비상
입력 2018-05-11 14:03 

한국항공대 항공운항학과 학생들이 모여있는 카카오톡 단체카톡방에 이 대학 학생으로 추정되는 남녀가 등장하는 성관계 동영상이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홍익대 남성 누드모델 몰카 사건이 발생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슷한 '인격살인형' 디지털 성범죄가 발생하며 비난 여론이 거세다.
지난 9일 한국항공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276명이 모인 단톡방에 21초 분량의 남녀 성관계 영상이 올라왔다는 익명의 제보가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영상 속에는 남녀가 누군지 알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이 명확히 찍혀 있었다.
제보자는 "여성의 피해가 클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런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한 남성은 법적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게시글은 11일 현재 삭제된 상태다.
항공대는 "영상을 올린 학생이 재학생으로 확인됐다"며 "어제 학생 지도위원회가 해당 학생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벌였다"는 입장이다. 해당 학생은 "실수였으며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학교 측에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이번주까지 학생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다음주 중 지도위원회를 열어 징계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그러나 해당 동영상이 얼마나 퍼졌는지는 파악조차 되지 않는 실정이다.

지난 1일에는 남성혐오 성향 사이트 워마드에 홍익대 회화과 누드크로키 수업에 참여한 남성 모델의 나체사진이 유포되기도 했다. 수사에 착수한 서울 마포경찰서는 당시 수업에 참여했던 동료 여성 모델 안 모씨(25)를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10일 저녁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11일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고 보고 긴급체포했다"며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고 진술했는데 조사해 본 결과 본인이 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안씨가 '평소 쓰는 2대의 휴대전화 중 1대를 잃어버렸다'며 전화기를 제출하지 않았던 점을 의심해 지난 8~10일 매일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안씨가 범행 후 워마드에 이메일을 보내 'IP나 로그 기록 등을 지워달라'고 요청한 내용을 확인했다.
안 씨는 쉬는 시간에 피해자 모델과 말다툼을 해 이같은 행동을 했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모델이 다른 모델과 함께 쉬어야 할 탁자에 누워있는 것을 보고 감정 싸움을 했다는 것이다. 다만 그는 과거 워마드 회원이었으나 현재는 활동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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