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5월 07일 뉴스초점-어버이날 '슬픈 자화상'
입력 2018-05-07 20:10  | 수정 2018-05-07 20:47
266건.
최근 5년간 발생한 존속살인 건수입니다. 쉽게 말해 매년 자식 50명이 부모를 살해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뿐만 아니라 부모를 폭행과 협박, 감금하는 사례도 그전보다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살해 이유는 더 황당합니다.
'용돈을 적게 줘서', '잔소리를 해서 홧김에',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간호하기 힘들어서'….

1만 2,009건.
이건 지난해 접수된 노인 학대 신고 건수입니다. 날마다 33명의 노인이 학대를 받고 있는 셈인데, 아들·딸·며느리·사위 등 친족의 학대가 전체의 76%라는 게 더 놀랍죠. 어버이날을 앞두고 '인륜이 무너져버린' 부끄러운 우리들의 자화상입니다.

지금까지 연구에 의하면 사람과 가장 닮은 유인원도 자식이 부모를 알아보고 챙기는 경우는 없습니다. 생명체 중 부모를 공경할 줄 아는 존재는 오직 사람뿐이라는 건데, 동물과 다른 우리 인간만의 특성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거죠.


우리 형법은 존속 살해 죄를 일반 살인죄보다 가중 처벌합니다. 자신이나 배우자의 직계 존속을 살해했을 때 최소 7년 이상의 징역형이나 무기징역·사형을 선고하고, 집행 유예는 아예 선고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물론, 효는 강요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현대 사회, 늘고 있는 패륜 범죄를 한 가정의 문제로만 치부할 수도 없습니다. 천륜을 저버린 '부모 범죄'가 사라질 수 있도록 처벌을 더욱더 무겁게 하고 인성교육과 상시 상담,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기 위해 사회와 가정이 총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그리고 내 아이는, 내가 내 부모에게 하는 걸 보고 나에게도 그대로 할 거라는 걸 각인시켜줘야 합니다. 아마 그게 인간에겐 가장 두려운 벌이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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