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공항 상주직원, 핸드백에 금괴까지 불법 반출
입력 2018-05-07 13:20  | 수정 2018-05-14 14:05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밀수·탈세 혐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상주직원의 면세품 무단 반출 행위에 대한 감사원의 지적이 뒤늦게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세관직원이 없는 통로를 통해서 향수·화장품·담배·핸드백 등 면세품뿐만 아니라 금괴까지 밀수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7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2016년 9월 감사원은 입·출국장의 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향하는 상주직원 통로 등에 대한 경비·검색 실태를 점검한 결과 면세품의 반출 위험이 큰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나가는 통로는 입국장과 출국장에 모두 있습니다.


입국장의 경우 상주직원 통로를 제외하면 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나가는 대부분 통로에서 세관 검사가 이뤄집니다.

하지만 출국장은 대부분 사람이 보세구역을 거쳐 해외로 출국하기 때문에 보세구역에서 다시 일반구역으로 역진입하는 경우는 상주직원 통로가 사실상 전부입니다.

상주직원 통로는 항공사·공항공사·출입국사무소·세관 등 공항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오가는 통로로 세관이 아닌 공항공사가 관리하고 있습니다.

감사원은 당시 세관이 상주하는 8개 공항을 상대로 보세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나갈 때 테러 물품·면세품 등이 불법으로 반입될 수 있는 허점이 있는지 점검했습니다.

그 결과 당시 대구·양양공항은 외부 반출에 대한 관리가 전무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인천·김포·제주·김해·청주·무안공항 등 6개 공항은 휴대·반출 물품과 달리 대인검색은 꼼꼼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감사원이 공개한 인천공항 상주직원의 불법 반출 적발 사례만도 2013년 4월부터 3년간 총 30건에 달했습니다.

이중 화장품·향수가 9건으로 가장 많았고 담배(7건), 와인·맥주 등 주류(5건)도 다수 적발됐습니다.

또 상주직원이 핸드백 등 고가 면세품을 들고 나오다가 적발되기도 했고 심지어 20kg 상당의 홍콩 금괴를 밀수하는 것을 돕다가 덜미를 잡힌 적도 있었습니다.

감사원은 관세청에 보낸 통보문에서 "상주직원 등이 만약 고가의 밀수품이나 마약·총기류 등을 몸에 소지하거나 차량에 숨겨 나왔을 때 적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감사원 감사 이후 최근에는 상주직원 통로에서도 대물검색뿐만 아니라 대인검색도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상주직원 통로는 공항공사가 관리하고 세관 직원이 상주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불법 반출품에 대한 검색이 여전히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관세청은 올해 초 관세법과 시행령에 관련 근거를 마련하고 현재 위탁업체 선정을 위한 용역을 진행 중입니다.

공항 상주직원 통로는 최근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불법행위의 ‘단골 루트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습니다.

세관 당국은 상주직원 통로를 통해 한진일가의 물품들이 불법 반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한진일가·대한항공 화물 이동경로 파악, 압수물 분석 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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