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强달러 바람 불자…이머징마켓 `덜덜`
입력 2018-05-06 17:25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이머징마켓 주식 시장을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글로벌 주식 시장(이하 MSCI지수 기준)은 0.8% 상승했지만 이는 선진국 증시가 1.0% 오르면서 글로벌 증시 전체를 견인한 덕분이다. 같은 기간 이머징마켓 증시는 -0.6%를 기록해 오히려 글로벌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관세 보복에 시달렸던 중국 증시는 지난 한 달간 제자리걸음(0.0%)을 했고, 러시아증시는 미국 제재와 맞물려 7.4%나 폭락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인 곳이 우리나라(2.7%) 정도로 그나마도 남북 관계 완화에 따른 평화 분위기 때문에 반짝 상승세를 탄 것이다.
이처럼 이머징마켓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은 미국의 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에 따른 것이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한 지난달 16일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러시아 루블화·브라질 헤알화·멕시코 페소화 등은 3~10%씩 줄줄이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이 기간에 신흥국 시장에서 55억달러 이상이 빠져나가 미국 등 선진국 증시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미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아시아 증시의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나섰다. 모건스탠리는 아시아에서 수출 비중이 높고 통화가치 하락이 예상되는 한국 인도네시아 호주의 주식 비중을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과 브라질에 대해서도 비중 확대 포지션을 줄일 것을 추천하고 있다. 실제로 MSCI이머징마켓아시아지수는 지난 1월 29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 하락한 상태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증권사들 중에는 이머징마켓 증시에 대한 비중 축소를 권고하고 나선 곳은 없다. 삼성증권도 이달 자산 배분전략 보고서에서 미국·한국 주식에 대한 위험 선호도를 한 단계 낮추기는 했지만 중국이나 다른 이머징마켓에 대해서는 여전히 자산 배분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인도·러시아 증시를 이머징마켓 증시 중 최선호로 꼽기도 했다. 중국은 오히려 지준율 인하에 따른 유동성 증가와 소비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고, 중국 외에 다른 이머징마켓도 물가 안정에 따른 거시경제 개선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미국 금리 상승 및 교역 증가율 둔화 가능성을 반영해 미국과 한국의 위험 선호도를 한 단계 하향 조정한다"며 "중국은 투자자 심리가 과도한 비관 상태로 기술적 반등 가능성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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