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200 ETF에 외국인 뭉칫돈
입력 2018-05-06 17:06 
지난주 외국인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담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피200 내에서 약 25%를 차지하는 삼성전자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거래 정지되면서 외국인 수급이 코스피200으로 몰린 것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주일 동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200을 253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몇 주 동안 외국인의 순매수 종목 상위에는 개별 종목이 대체로 이름을 올렸는데 지난주에는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에 수급이 몰린 것이다. 이 밖에 TIGER200도 205억원어치 사들이면서 순매수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 1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거래 정지로 개별적으로 매매할 수 없는 상태다 보니 외국인이 삼성전자가 포함돼 있는 KODEX200 등을 사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개별 종목은 지난 3일까지 거래가 중단되긴 했지만 ETF는 여전히 삼성전자를 4분의 1만큼 포함하고 있으니 코스피200 추종 ETF로 수급이 몰렸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국내 증시를 볼 때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나머지 종목만 거래하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외국인 입장에서 가장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는 게 삼성전자를 포함하고 있는 ETF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 여건 또한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의견도 있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기술주의 상승 모멘텀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 이와 맞물려 국내 전기·전자업종 이익 모멘텀도 약해지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개별 종목보다는 패시브 쪽으로 유입됐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연구원은 "외국인의 코스피200 추종 ETF 순매수를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평가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북한 위험 완화에 따른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 모멘텀이 있겠지만, 단기적으로는 국내 증시가 글로벌 거시 환경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의 물가전망 강화도 코스피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지난 3~4월 외국인이 코스피를 많이 팔았기 때문에 저점 매수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슬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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