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外人·기관 쌍끌이…현대미포 `쾌속 순항`
입력 2018-05-06 17:06 
현대미포조선이 조선주 '톱픽(최선호주)'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적자에서 벗어나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하면서다. 본격적인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 역시 이에 화답하고 있는 분위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지난 한 주간(4월 27일~5월 4일·종가 기준) 10.5% 상승했다. 지난 3월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주가는 4월 말부터 다시 '브이(V)'자 반등 곡선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지난 4월 25일 장중 8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미포조선 주가는 현재 10만원대로 회복했다. 현재 기관투자가들은 현대미포조선을 6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고 있다. 해당 기간 기관은 현대미포조선을 567억원어치 사들였다.
현대미포조선이 최근 들어 주가 반등에 성공한 것은 1분기 흑자 전환 때문이다. 지난 3일 현대미포조선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230억원으로 전 분기(작년 4분기) 영업손실 369억원이었던 부진을 씻어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102억원)를 125.5%나 웃도는 호실적이다.
주목할 부분은 이미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현대미포조선을 연초부터 적극적으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 소식이 전해졌던 당시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현대미포조선을 각각 1052억원, 118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쌍끌이에 나섰고 개인만 나 홀로 1152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는 올해 들어 지난 2월 말까지 투자자별 거래량을 집계한 수치다.

이후 기관은 3월 순매도로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선 뒤 다시 4월부터 현대미포조선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달부터 현재까지 기관은 현대미포조선을 33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매수·매도를 반복하며 차익 실현에 더욱 적극적이다. 올해 들어 지난 2월까지 순매도로 일관했던 개인투자자들은 3월 이후 현재까지 800억원어치 넘게 사들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는 향후 실적 회복에 주목하고 있고, 뒤늦게 개인투자자도 관심을 갖고 투자 심리를 키우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재 증권사들은 현대미포조선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1084억원으로 지난해(1079억원)보다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컨센서스(779억원)보다 40% 가까이 대폭 상향 조정됐다. 매출액 역시 지난해 2조4534억원에서 올해 2조6849억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관측이다. 내년엔 매출액 2조8990억원, 영업이익 1266억원을 거두며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현대미포조선은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누적 수주 금액 3억8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30억달러 대비 12.6%에 불과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들어 신규 수주가 부진한 것은 수익성을 확보하고자 수주 가격을 인상하는 등 전략적인 선택을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가 인상에 발주처들의 저항이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신규 수주 물량 증가가 둔화됐다"면서도 "그러나 현대미포조선 주력 선종인 석유화학제품 운반선, 소형 컨테이너선, LPG선은 안정적 수요가 지속되고 있어 추가적인 선가 상승과 함께 수주량도 함께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업황과 수주 잔액을 고려해 긴 호흡으로 투자에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화 강세와 강재 가격 인상 등으로 저수익 국면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민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