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찜통 더위속에 12시간씩 화물선 청소하다 실습생 숨져
입력 2018-05-04 17:17 

지난해 중동 국가에 정박 중인 화물선에서 작업 중 숨진 목포해양대 소속 실습생은 무더위 속에서 규정된 근무시간을 훨씬 넘겨 연장 근로를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지검 형사2부(한웅재 부장검사)는 4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액체 화학제품 운반선 선장 A(61)씨를 구속 기소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1∼7일 중동 카타르 메사이드 항구에 정박 중인 액체 화학제품 운반선(1만9998t급)에서 근무 규정을 어기고 실습생 B(23)씨에게 과도한 작업을 시켜 열사병으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B씨는 작업 중 쓰러져 의식이 희미한 상태에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검찰 수사 결과 그는 운반선 내 에어컨이 고장 나 극심한 무더위 속에서 선장 지시에 따라 화물 탱크 청소 작업을 하던 중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규정에 따라 실습선원에게는 하루 8시간만 작업을 시켜야 하지만 A씨는 B씨에게 12시간씩 청소 일을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목포해양대 3학년이던 B씨는 부산 한 선박·선원 관리 업체를 통해 지난해 7월 6개월 일정으로 해당 운반선에 탑승해 현장실습을 하던 중이었다. 선원 훈련에 관한 국제협약 상 선원이 되려면 최소 1년간 배에서 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B씨는 매달 실습비 300달러와 청소 수당 100달러 등 월 400달러를 받고 장시간 작업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는 한 달에 40만∼50만원 가량의 실습비 등만 받고 거의 착취당하는 수준으로 일했다"며 "대학 졸업 후 취업에 필요한 실습생들의 인사평정을 선장이 했기때문에 선박 내에서는 절대적인 존재였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