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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 강자’ 한화와 ‘불펜 약자’ KIA의 엇갈린 순위
입력 2018-05-04 14:53 
KIA 김세현이 마무리 자리에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기자] 한화 이글스가 '불펜의 힘'으로 3위로 뛰어오른 날, KIA 타이거즈는 '불펜의 방화'로 7위로 떨어졌다.
한화는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LG와의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무리하고 3위에 올랐다. 6회 박용택과 채은성에게 연속 홈런을 얻어 맞아 3점의 리드를 모두 잃었지만 이후 등판한 서균-안영명-송은범-정우람의 불펜진이 나머지 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승리를 거뒀다.
같은 날 KIA는 롯데와의 원정 맞대결에서 정훈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했다. 9회말 마무리 김세현(31)이 불안불안한 리드를 끝내 지켜내지 못했다. 마산에서 넥센이 NC에 승리를 거두며 KIA와 순위를 바꿨다. KIA는 3위 한화에 2.5게임 뒤진 7위가 됐다.

지난해 디펜딩챔피언 KIA와 유력한 하위권 후보 한화의 2018시즌 초반 순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데이터 상 KIA는 많은 숫자에서 한화보다 앞선다. 선발진의 평균자책점, 이닝, 퀄리티스타트에서 우세하고, 타선 역시 팀 홈런, 팀 타율/출루율/장타율 등의 지표에서 분명한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에서는 상황이 반대다. 한화 구원진은 선발 투수들의 부진으로 KIA보다 훨씬 많은 이닝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불펜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마무리 정우람(33)이 뒷문을 책임지는 가운데 기량을 회복한 안영명(34)과 송은범(34)에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있는 서균(26)과 박상원(24)이 철벽 불펜을 구축하고 있다. 이태양과 박주홍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KIA는 ‘믿을맨이 하나도 없다. 마무리 김세현은 7번의 세이브 상황에서 무려 3번의 블론세이브를 저지르며 크게 흔들리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무려 7.50이나 된다. 노장 임창용(42)이 나름 분전하고 있지만 세이브 상황에 올리기에는 불안하다. 지난해 차기 마무리 후보로 꼽힌 김윤동(25)도 평균자책점 4.20, 승계주자득점률 71.4%(7명 중 5명 득점)으로 좋지 못하다.
결국 불펜진의 차이가 뒤바뀐 성적표로 이어졌다. 장기적으로 선발진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한다면 불펜진의 힘도 떨어지겠지만, 현재까지는 분명 약체로 평가받던 한화의 승리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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