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도 갑질 당했다"…대한항공 이어 진에어도 나섰다
입력 2018-05-03 16:14  | 수정 2018-05-03 17:59

한진그룹 총수일가에 대한 갑질 과 범법행위가 내부 직원들로부터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가운데 계열사 진에어 직원들 마저 비리 제보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대한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직원들은 지난 2일 오너일가의 갑질과 경영상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했다. 해당 채팅방은 개설된지 하루 만인 3일 참여자가 480명을 넘어섰다.
이날 채팅방에서는 기내 물품 판매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진에어 직원 A씨는 "기내에서 물품을 판매할 때는 신용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한데, 승객이 실수로 체크카드를 낼 경우 몇 달이 지난 후에야 은행에서 결제가 되지 않았다는 통보가 온다"며 "문제는 이럴 때마다 승무원이 직접 승객에게 연락해 돈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A씨는 승객이 돈을 보내주지 않을 경우 승무원이 해당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측이 사후 처리에 대한 모든 책임을 승무원 한 사람에게 모두 떠넘긴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승무원의 개인 정보가 고스란히 유출되는 것도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미납급 사실을 통보하기 위해 승객들에게 처음 연락하면 대부분 보이스 피싱을 의심하며 승무원의 신상정보를 세세하게 묻는다는 것이다. 또다른 진에어 직원 B씨는 "의심을 풀려면 어쩔 수 없이 아이디 카드, 명함 등을 모두 보여줘야 한다"며 "일부 승무원은 이후 소개팅을 요구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제보 오픈채팅방에서는 승무원 개인정보가 자주 유출되는 이유 중 하나로 불합리한 기내 물품 처리 과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진에어 유니폼인 스키니진에 대한 불만도 상당했다. 스키니진이 너무 타이트해서 기압이 올라갈 수록 신체에 가해지는 압박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A씨는 "상당수 객실 승무원이 이 유니폼으로 인해 방광염과 질염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의사들은 이 유니폼이 승무원 업무에 적합하지 않다고 우려했다"고 불만을 내비쳤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사내 의견을 청취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만든 유니폼이란 의견도 나왔다. 한 객실 직원은 "(조현민 전 전무가)유니폼을 처음 정할 때도, 바꿀 때도 임직원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렸다"고 꼬집었다.
이밖에도 오픈카톡방에서는 승무원이 비행 후 기내 청소를 전담하는 문제와 적은 승무원 수로 인한 과로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진에어 측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청바지 유니폼은 설립 초기 회사의 정체성에 맞춰 계속 착용해온 것"이라며 "앞으로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유니폼 디자인을 선정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측은 이어 "면세품 판매 비용 문제 발생시 승무원이 직접 고객을 접촉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바로 개선 조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용건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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