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드루킹` 인사청탁 대상 변호사들,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출석
입력 2018-05-03 15:54 

네이버 댓글 여론조작을 주도한 '드루킹' 김 모씨(49·구속기소)가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인사청탁을 의뢰한 변호사 변호사 윤 모씨(61)와 도 모씨(46)가 참고인 신분으로 3일 경찰에 출석했다. 경찰은 4일 김 의원을 소환해 댓글 조작 지시 의혹 등을 집중 수사할 계획이다.
윤씨와 도씨는 3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지방경찰청에 나란히 출석했다. 흰색 마스크를 쓰고 등장한 윤씨는 "드루킹과 인사청탁을 논의한 적이 있는가" "김 의원에게 추천된 사실을 알고 있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들어갔다. 도씨는 한 기자가 "혐의를 인정하냐"고 묻자 "무슨 혐의가 있냐"며 언짢은 표정을 지은 뒤 다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두 사람이 드루킹이 만든 인터넷 모임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알게된 경위와 내부 운영방식, 회원으로서 맡은 역할 등을 중심으로 경공모 전반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 윤씨는 경공모 활동에 대체적으로 아는 것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윤씨는 "(경공모 회원들이) 문제가 발생한 뒤 내가 변호사니까 물어와서 사건을 알게 됐다"며 거리를 두는 듯한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도씨는 적극적인 의견 개진에 나섰다. 도씨는 "우연히 '자미두수' '송하비결' 등 드루킹이 블로그에 올린 사주풀이 관련글에 관심을 갖다가 카페에 가입했다"며 "(일명 '두루미타운'으로 불리는) 마을을 조성해 우주 등급 이상의 회원들이 살 수 있게 하려던 드루킹의 목표에는 부정적이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드루킹이 김 의원에게 인사청탁을 하기 전 추천 사실을 상의했는지 여부와 인사추천 관련 내용 인지 여부, 추천 관련 청와대 측 접촉 여부 등도 확인했다. 드루킹이 평소 관계가 깊은 인물을 인사추천했을 것으로 보고 두 사람과 드루킹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경찰은 두 사람과 드루킹, 김 의원간에 발생한 금전거래 내역도 확인하고 있다. 도씨의 경우 드루킹 강연에 참석하면서 강연료를 지불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달 17일부터 추가 투입된 범죄수익추적수사팀에서 의심되는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드루킹 최측근인 '성원' 김 모씨(49)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받은 김 의원의 전 보좌관 한 모씨(49)를 조만간 재소환해 대질조사를 실시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씨를 재소환해 거래에 개입된 참고인, 피의자 등과 대질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한씨는 경공모 회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경찰은 다음날인 4일 김 의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댓글 여론조작 연루 여부, 드루킹으로부터 인사청탁을 받아 처리한 과정의 적절성 등 그간 제기된 의혹 전반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윤씨, 도씨와 피의자 조사 결과를 검토해 김 의원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재신청을 검토하기로 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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