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채용비리 논란` 은행권, 올 하반기 공채 필기시험 확대할 듯
입력 2018-05-03 15:04 

채용비로 문제로 홍역을 앓고 있는 은행권에서 올해 하반기부터 필기시험을 확대할 전망이다. 이는 VIP고객이나 고위 임원 자녀들에 대해 '특별 가산점' 부여로 인한 비리 가능성을 일정 부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은행권에서는 하반기부터 은행 고시가 부활하는 거 아니냐는 말도 흘러 나오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5월 중순께 필기시험 도입 방안 등이 포함된 채용 모범규준 초안을 만들고 있다. 이 초안이 만들어지면 시중은행들과 논의를 거쳐 다음달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하반기부터는 블라인드 면접 전에 금융상식 등 필기시험을 도입하는 은행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권 채용절차는 원서접수→서류전형→필기시험 및 인·적성검사→1, 2차 블라인드 면접→신체검사→최종발표 순으로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도입될 필기시험은 기존에 비해 난이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동안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NH농협은행에서는 필기시험을 실시 했으나 응시자가 은행원으로서 업무수행 자질을 갖췄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정도의 목적이었다. 하지만 향후 필기시험은 우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중요한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우리은행은 상반기 신입행원 200명을 뽑는 채용과정에서 2007년 이후 시행하지 않았던 필기시험을 도입했다. 이번 필기시험은 오후 1~6시 5시간 동안 진행해 ▲경제 ▲금융 ▲일반상식 ▲적성 등 총 90문제가 출제됐다. 4차산업 시대 디지털뱅킹의 중요성을 강조하듯 IT관련 문제와 트릴레마의 3가지 구성요소, 리디노미네이션, 테이퍼링, 전환사채, 주택저당증권(MBS), 원달러 환율, 외환보유 종류, 양적 완화(QE), 적격대출, 워크아웃 등 전문지식을 묻는 문제들이 다수 출제돼 경제·경영 전공자도 어려웠다는 후문이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은행원에 도전할 취업준비생들은 경제, 금융 등 전문적인 상식을 준비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은행권 일각에서는 필기시험 도입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 관계자는 "객관적 기준으로 필기시험 과정을 만들더라도 (필기시험) 통과 인원을 어느정도로 할지, 면접 과정에서 채용비리에 노출될 여지가 여전하다"면서 "경영진의 의중을 완벽히 차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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