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삼성전자 `액면분할 효과` 나타날까…4일부터 거래 재개
입력 2018-05-02 17:37 
4일 삼성전자 매매거래 재개를 앞두고 50대1 액면분할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주가가 10만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거래가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는 보고서를 쏟아냈지만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단 두 곳에 불과했다. 이 역시 액면분할보다는 반도체 업황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에 따른 효과를 반영한 결과다. 과거 황제주 액면분할 사례를 살펴봐도 주가가 하락세로 돌아섰던 적이 없지 않아 액면분할 효과를 확신하기 어렵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3~27일 개인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를 1조316억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107억원, 1950억원 동반 순매도하는 가운데 개인만 액면분할을 앞두고 순매수 행보를 보였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2.67% 상승했는데 코스피 상승률(0.6%)의 네 배를 넘는다. 지난달 27일에는 전일 대비 4만3000원(1.65%) 오른 265만원에 장을 마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28일(266만4000원) 이후 최고가다.
지난달 말 개인이 삼성전자를 대규모 순매수한 데는 올 1분기 실적 호조와 더불어 액면분할 효과에 따른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2017년 당시 개인투자자의 매매 점유율은 16.02%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과 횡보를 반복하면서 개인 매매점유율은 28.05%까지 늘어났다. 특히 액면분할 직전인 지난주에는 개인 매매점유율이 무려 34.96%까지 급등했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알파전략팀장은 "과거 (액면분할) 사례를 살펴보면 주가 방향성이 제각각이어서 명확히 삼성전자 주가를 전망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올라간다는 대목"이라며 "삼성전자의 국민주 변신에 따른 긍정적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는데 액면분할 후 개인투자자의 매수 참여 확대는 이미 예고됐다"고 설명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액면분할에 따라 유동성 확대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다만 최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곳은 단 두 곳뿐이다. 지난달 27일 신한금융투자는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40만원으로 올렸고, 같은 날 DB금융투자 또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320만원에서 35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이 목표주가를 변경한 이유는 액면분할 효과가 아니라 1분기 실적 호조와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사실상 액면분할 효과를 목표주가에 반영한 곳은 없는 셈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예정대로 삼성전자가 액면분할을 한다 해도 시가총액에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이에 따라 목표주가도 바뀌지 않는다"며 "액면분할은 회사의 펀더멘털(기업 기초체력)을 바꾸는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기존 목표주가를 50분의 1로 나눠서 수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액면분할을 감안해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조정한 곳은 이베스트투자증권 한 곳뿐이다. 액면분할 뒤 목표주가를 7만원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기존 목표주가(350만원)를 단순히 50분의 1로 줄인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현재 증권사들의 목표주가를 고려하면 매매거래 재개 뒤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1곳이 발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평균은 333만원이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 종가(265만원)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은 68만원(25.7%)에 달한다. 한편 과거 주당 100만원 이상 황제주를 액면분할한 사례를 살펴봐도 앞으로의 주가 방향성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 1995년 이후 지금까지 주당 100만원 이상 황제주를 액면분할한 사례는 아모레G와 롯데지주, 아모레퍼시픽, SK텔레콤 등 총 네 건이다. 이 가운데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은 2015년 5월 액면분할한 뒤 주가가 6개월간 각각 4.22%, 3.05% 상승했고 1년간 11.04%, 13.01% 올랐다. 반면 롯데지주와 SK텔레콤은 액면분할 뒤 6개월간 각각 27.5%, 8.44% 하락했고 1년간 17.50%, 27.81% 떨어졌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667건의 액면분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주가는 공시 이후 상승했지만 일정 기간 후 상승 폭이 축소됐다"며 "삼성전자 액면분할은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지 않겠지만 투자자 저변 확대에 따른 유동성 증가 측면에서 수급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