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넷플릭스 첫 韓예능, 요란한 빈수레 되나
입력 2018-05-01 00:01 
4일 회원 공개 예정인 `범인은 바로 너!` 포스터. 왼쪽부터 엑소 세훈, 김종민, 안재욱, 유재석, 구구단 세정, 이광수, 박민영. [사진 제공 = 넷플릭스]
4일 공개 '범인은 바로 너!' 미리 보니
넷플릭스의 첫 한국 제작 예능 '범인은 바로 너!'(4일 회원 공개)가 베일을 벗었다. 국민 MC 유재석, 아시아의 프린스 이광수, 엑소 세훈 등 화려한 스타 라인업이 빛나는 반면 리얼 버라이어티와 시트콤을 섞은 실험적 포맷에서 시청자가 느낄 진입장벽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넷플릭스가 미디어에 배포한 '범인은 바로 너!' 시즌1 5회 '마지막 흡혈귀' 온라인 시사 파일에서 유재석, 안재욱, 김종민, 이광수, 박민영, 세훈, 구구단 세정 등 탐정 7명은 흡혈귀가 나온다는 섬으로 들어간다. 섬에 도착한 탐정단은 목에 이빨 자국이 있는 간호사의 변사체를 발견하고, 이후 고기를 생으로 먹는 의사 박해진을 만나면서 그를 흡혈귀로 의심하게 된다.
리얼 버라이어티 예능으로서 '범인은 바로 너!'의 특징은 뚜렷한 스토리텔링이다. '무한도전' '런닝맨' 등 기존 리얼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 에피소드가 각각 독립돼 있는 것과 달리 '범인은 바로 너!' 시즌1은 에피소드 1부터 10까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전개된다. 국내 예능 프로그램 전개 방식을 산만하다고 느꼈을 시청자라면 뚜렷한 기승전결 구조를 장점으로 여길지 모른다. 그러나 선명한 서사 구조 때문에 출연진의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건 단점이다. 기존 리얼 버라이어티가 몇 가지 상황만 정해주고 그 안에서 출연진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모습을 관찰한다면, '범인은 바로 너!'의 탐정단이 선택할 수 있는 건 손에 꼽는다. 그들은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며 그 상황에 꼭 필요한 말을 한다.
출연진이 연예인으로 자연스럽게 출연하는 대신 극중 탐정 캐릭터를 '연기'해야 한다는 점도 리얼함을 떨어뜨린다. 예를 들어, '무한도전'에서 2013년 뱀파이어 특집을 했을 때 유재석은 해당 상황이 게임이라는 걸 분명히 인지하고 미션을 풀어갔지만, '범인은 바로 너!'에서 그는 우리나라에 흡혈귀가 살 가능성이 있다는 세계관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시청자가 시트콤과 리얼 버라이어티를 섞은 이 형식을 실험이라고 받아들일지, 실패로 여길지에 따라 넷플릭스 최초 한국 예능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사전 공개된 에피소드만 봐서는 후자일 가능성이 크다. 세상에서 가장 잘생긴 코와 눈, 입을 조합해서 만든 몽타주가 세계 최고의 미남 사진이 아니듯, '패밀리가 떴다' '런닝맨' 등 인기 예능만 연출한 PD, 국민MC 유재석, 콘텐츠 왕국 넷플릭스의 조합이 반드시 국내 최고 오락 프로그램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이다.
30일 서울시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된 '범인은 바로 너!'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과 출연진은 새로운 예능 형식을 선보이는 데 대한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드러냈다. 조효진 PD는 "'런닝맨'에서 가장 크게 진행했던 특집을 '범인은 바로 너!'에서는 매번 진행한 셈"이라며 "스태프는 200~300명, 카메라는 20~30대가 동원됐다"고 밝혔다. 유재석은 "(시청자가)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지 않을까 싶다"며 "촬영을 열심히 했고 (출연진) 호흡이 후반부에 잘 맞아서 많은 분들께서 재미있게 봤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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