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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2번 트랜드서…롯데, 오락가락 2번으로 바뀌었나?
입력 2018-04-30 06:07 
타율 0.234로 부진에 빠져있는 롯데 외국인 타자 앤디 번즈. 번즈는 29일 한화전에서 2번타자로 배치됐지만,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번즈의 타격감이 올라와야 롯데의 여러 타순 조합 중 2번 고민이 확실하게 풀릴 수 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3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두면서 최근 치러진 9연전에서 6승3패를 거두고 있다. 시즌 전적은 12승17패로 최하위에서도 탈출했다. 롯데는 팀 타선이 살아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무너진 선발진, 그리고 선발의 조기 강판에 따른 불펜 과부하가 과제로 남아있지만, 그렇다고 타선에서 고민이 없는 게 아니다. 바로 오락가락 하는 2번 타순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의 트랜드는 강한 2번타자다. 보통 2번타자는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가 맡았다. 번트, 진루타 등에 능하고, 히트앤드런 등 작전을 깔끔하게 소화할 수 있는 타자가 2번타자를 가리키는 이미지였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부터 강한 2번타자가 득세하기 시작하면서 프로야구도 강한 2번타자가 대세가 되기 시작했다.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부터 강한 2번타자를 신봉했던 LG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메이저리그에서 유턴한 김현수를 2번으로 기용한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4번을 맡았던 외국인 타자 아도니스 가르시아의 부상으로 김현수가 4번으로 이동하긴 했지만, KIA타이거즈도 지난해부터 로저 버나디나를 2번에 배치하는 등, 강한 2번타자를 기용하는 팀들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도 손아섭을 2번에 배치하면서 재미를 봤다. 손아섭 스스로도 2번 타순이 가장 낫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롯데의 2번타자는 오락가락이다. 최근에는 문규현이 2번 타순에 배치되더니, 28일 경기에서는 황진수, 29일 경기에서는 앤디 번즈가 2번타자로 나섰다. 이는 롯데 팀 사정과 조원우 감독의 기용 스타일 때문이다. 조 감독은 고정된 타순을 신봉하기 보다는 상대 투수에 따라서 타순에 변화를 주는 스타일이다. 다만 주장 이대호는 줄곧 4번타자로 나선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최근 2번타자 앞에 찬스가 걸리는 장면이 늘어나고 있다. 28일 사직 한화이글스전에서 2번타자로 나섰던 스위치히터 황진수는 상대 선발이 사이드암 김재영이기 때문에 2번타순에 배치됐지만,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뒤, 2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29일 한화전에서 올 시즌 첫 2번타자로 나선 번즈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문제는 찬스 뿐만 아니라 2번 타순에서 연결이 되지 않는 장면도 잦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시즌 초반 2번으로 나서던 손아섭은 최근 들어 1번과 3번을 오가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1번 민병헌-2번 손아섭의 형태가 많았다. 손아섭은 올 시즌에도 2번 타순에서 타율 0.333으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롯데는 전준우 이병규 등 2번 타순에 배치될만한 타자들이 즐비하기에 고정된 2번타자가 비효율적일 수 있긴 하다.
다만 최근 들어서 기용되는 2번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타율이 처진 타자였다는 점은 짚고 넘어갈 부분이긴 하다. 최근 이기긴 했어도 살얼음판을 걷는 승부가 많았다. 롯데는 마운드가 아직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하고 있기에 타선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상승세 속에서도 롯데의 2번타순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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