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아파트값이 14개월 만에 하락 반전했다. 지방에서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수도권인 경기도에까지 미치면서 서울 집값도 곧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강남·서초·송파·강동 등 강남 4구 아파트값은 지난해 8·2 부동산 대책 이후 8개월 만에 일제히 마이너스로 동반 하락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넷째주 경기도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지난해 2월 첫째주 이후 14개월 만이다.
경기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제 서울과 세종, 대구, 광주, 제주를 제외한 모든 시도별 지방자치단체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집값의 '마지막 보루'인 서울도 이번주 0.03% 오르는 데 그쳐 지난주(0.05%)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제 단기적으로는 서울 집값 하락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그동안 집값 상승을 견인해왔던 강남 4구가 무너진 게 컸다. 지난주 서초구(0.00%)를 제외하고 강남·송파·강동의 매매가격 변동률이 하락한 데 이어 이번주에는 4개 구 아파트 매매가격이 모두 전주 대비 하락했다. 지난해 7월 이후 8개월 만이다. 강남 4구 아파트 가격은 전체적으로 0.05% 하락했다.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역시 지난주 -0.01%에서 이번주 -0.02%로 하락 폭을 키웠다.
경기도 집값이 하락한 원인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입주 물량이 먼저 거론된다. 올해에만 경기도에서 16만159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경기도 입주 물량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8년도 전국 입주 물량(43만6530가구)의 37%를 차지한다. 실제로 입주가 많은 화성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둘째주 0.02% 하락으로 전환된 후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는 게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그간 집값이 떨어지면 전셋값은 오르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런 공식이 깨진 셈이다. 매매가격은 지난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최근 하락세로 전환했다 해도 버틸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전셋값은 지난해 큰 변동이 없다가 올해 들어 입주 물량 폭탄이 터지는 곳을 중심으로 '억대 폭락'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1만가구에 가까운 '헬리오시티' 입주가 다가오면서 송파구 전셋값이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2.51%나 빠졌고,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재건축 막바지에 다다른 아파트 단지가 많은 서초구 역시 전셋값이 2.28% 하락했다.
경기 남부권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평택은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1.29%, 전셋값 -6.12%로 '더블 악재'를 겪고 있다.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도 올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올랐지만, 전셋값은 3.43%나 떨어졌다. 입주 물량이 많은 안성과 오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이 예정된 가구 수는 7만2000여 가구로 작년(12만가구)에 비해 확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인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 등 6대 광역시 물량을 모두 합쳐도 경기도 물량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결국 공급과잉 속에서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전셋값마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갭투자'를 한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던져 집값이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이 몰려 있는 강남 4구가 정부 정책과 급등 피로감에 하락 반전하며 단기적으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청약시장 활황에서 보듯이 아직도 서울 지역, 특히 강남의 대기수요는 굳건하고 공급은 되레 줄고 있어 중단기적으로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넷째주 경기도 아파트값은 0.01% 하락했다. 지난해 2월 첫째주 이후 14개월 만이다.
경기도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제 서울과 세종, 대구, 광주, 제주를 제외한 모든 시도별 지방자치단체 집값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집값의 '마지막 보루'인 서울도 이번주 0.03% 오르는 데 그쳐 지난주(0.05%)에 비해 상승세가 둔화됐다. 이제 단기적으로는 서울 집값 하락도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힘을 얻고 있다.
경기도 집값이 하락한 원인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입주 물량이 먼저 거론된다. 올해에만 경기도에서 16만159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경기도 입주 물량으로 역대 최고치다. 2018년도 전국 입주 물량(43만6530가구)의 37%를 차지한다. 실제로 입주가 많은 화성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 둘째주 0.02% 하락으로 전환된 후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게다가 매매가와 전셋값이 동시에 떨어지고 있다는 게 전망을 더 어둡게 하고 있다. 그간 집값이 떨어지면 전셋값은 오르는 경향이 강했는데 이런 공식이 깨진 셈이다. 매매가격은 지난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에 최근 하락세로 전환했다 해도 버틸 여지가 있다. 하지만 전셋값은 지난해 큰 변동이 없다가 올해 들어 입주 물량 폭탄이 터지는 곳을 중심으로 '억대 폭락'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경기 남부권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평택은 올해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 -1.29%, 전셋값 -6.12%로 '더블 악재'를 겪고 있다. 동탄2신도시가 있는 화성시도 올 들어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올랐지만, 전셋값은 3.43%나 떨어졌다. 입주 물량이 많은 안성과 오산 등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경기도에서 분양이 예정된 가구 수는 7만2000여 가구로 작년(12만가구)에 비해 확 줄었지만 여전히 많다. 인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 등 6대 광역시 물량을 모두 합쳐도 경기도 물량에 미치지 못할 정도다. 결국 공급과잉 속에서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전셋값마저 이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에서 '갭투자'를 한 사람들이 버티지 못하고 매물을 던져 집값이 더 내려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재건축이 몰려 있는 강남 4구가 정부 정책과 급등 피로감에 하락 반전하며 단기적으로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조정될 수 있다"면서도 "최근 청약시장 활황에서 보듯이 아직도 서울 지역, 특히 강남의 대기수요는 굳건하고 공급은 되레 줄고 있어 중단기적으로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인혜 기자 / 전범주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