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 김정은, "유커 사고 사죄합니다"…파격적 사과
입력 2018-04-26 13:31  | 수정 2018-05-03 14:05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내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인 관광객(遊客·유커) 시신 송환을 직접 배웅하고 "책임을 통절히 느끼고 있다"며 사과도 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26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서 4월25일 밤 평양역에 나가시어 비극적인 교통사고로 사망한 중국인들의 시신과 부상자들을 후송하는 전용열차를 떠나보내셨다"고 밝혔습니다.

또 어제(25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보낸 위로 전문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 땅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은 참으로 비통한 일"이라며 "중국 동지들에게 그 어떤 말과 위로나 보상으로도 가실 수 없는 아픔을 준데 대하여 깊이 속죄합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김 위원장의 발언은 우방인 중국을 향한 발언이라는 점을 고려해도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 최고지도부가 국내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절히 느낀다"거나 "속죄한다"는 표현을 공개적으로 쓰며 책임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무오류(無誤謬)'를 주장해온 북한의 관행으로 볼 때, 현안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잘못을 시인해야 하는 때에도 변명 수준의 언급을 하며 '유감'을 표시하는 정도에 그쳐왔습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내부적으로 잘못된 행태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과감히 사과해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작년 조선중앙TV를 통해 전국에 중계된 육성 신년사에서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한 해를 보냈다.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 할 결심을 가다듬게 된다"며 고개를 숙이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김 위원장의 솔직하고 파격적인 발언과 행보는 한번 목표를 세우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돌진하는 그의 대담한 스타일과 솔직한 성격에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한 고위층 탈북자는 "자신의 무오류성을 중시했던 김정일 위원장과 달리 김정은 위원장은 자신과 체제의 부족함을 드러내는데 머뭇거리지 않는 스타일"이라며 "어쩌면 핵을 포기하고 경제건설 총력에 나선 현재의 전략도 김정은 위원장이어서 가능한 것이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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