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내 초연 연극 `하이젠버그` 성황리에 개막…"깊은 울림있는 공연 호평"
입력 2018-04-26 10:10 

'예측 불가능한 내일이 기대되는 삶'을 슬로건으로 한 기발한 2인극 '하이젠버그'(연출 김민정)가 지난 24일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개막했다.
연극 '하이젠버그'는 세계적인 히트작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의 극작가 사이먼 스티븐스(Simon Stephens)의 최신작으로, 독일의 물리학자 '베르너 하이젠베르크(Werner K. 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의 개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작용, 존재와 변덕 등 예측할 수 없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채 두 남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연극이다.
2015년 6월 미국에서 인정받는 흥행보증 연극단체인 '맨해튼 시어터 클럽'에서 초연된 이후 '올해 최고의 연극'이라는 평을 받았으며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이번 한국 공연을 통해 관객을 만나게 됐다.
연극은 절대적으로 다른 삶을 살아온 두 사람이 런던의 붐비는 기차역에서 우연히 충돌한 후 점차 서로의 삶에 스며들어 위로가 돼 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남자 주인공 '알렉스'는 제대로 된 연애 한번 못 해보고, 런던을 벗어나 본적이 없으며 한 자리에서 오랫동안 정육점을 운영해 온 70대 황혼기 남성이다. 배역을 맡은 정동환은 알렉스의 정적인 모습에서부터 극의 진행에 따라 변화 되어가는 모습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여자 주인공인 40대 미혼모 '죠지'는 알렉스와 반대로 충동적이며 거침없는 말과 행동을 보인다. 죠지 역을 맡은 방진의는 관객들을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안내하며 자연스럽게 극을 이끌고 있다. 관객으로부터는 두 배우의 열연과 정제돼 있는 대사가 어우러져 잔잔하면서도 깊은 여운을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연극 '하이젠버그'의 또 다른 특징은 무대 형태가 일반적인 정면 무대가 아닌 변형된 직사각형 무대라는 점이다.
이 무대는 관객이 객석에 들어오는 순간, 예측할 수 없는 낯선 느낌을 받도록 하기 위한 의도로 디자인 됐다. 무대 바닥에는 극중의 각 장소를 상징하는 신호와 기호가 정리되지 않은 채 표시돼 있고, 선을 강조한 최소한의 도구가 특정한 위치로 움직이면서 각 장면을 소화한다. 뿐만 아니라 무대 위에도 좌석이 마련돼 있어 관람 위치에 따라 다른 시각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석재원 프로듀서는 "이 작품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또는 만날 것 같지 않은 두 사람의 만남으로 서로가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두 사람 관계의 안타까움과 예측할 수 없는 방향에 대해 공감하며, 서로 위로하고 함께 사는 것에 대한 따뜻한 메시지를 관객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첫 회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다음달 1일 공연에서는 공연 종료 후 '관객과의 대화'를 마련했다. 정동환, 방진의 두 배우와 김민정 연출, 석재원 프로듀서가 참여해 관객들이 궁금한 점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연극 '하이젠버그'는 오는 5월 20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디지털뉴스국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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