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상회담 D-2' 남북 정상 판문점 동시 입장, 폭 2018㎜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
입력 2018-04-25 13:25  | 수정 2018-05-02 14:05

회담 장소 평화의집 내부 공개…사각테이블서 라운드테이블로 교체
남북 정상은 한반도 문양 새겨진 의자에…테이블 좌석 14개
한옥 모티브 실내 인테리어…'금강산 작가' 신장식 작품 걸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서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 2층으로 동시 입장,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마주 앉을 계획입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의 거리는 한반도 평화 정착의 역사적 전환점이 될 2018년을 상징하는 2천18㎜입니다.

오늘(25일) 청와대는 인테리어 등을 포함해 이틀 뒤 정상회담이 열릴 회담장 내부의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애초 남북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의 출입구로 입장해서 사각 테이블에 앉게 돼 있던 회담장 구조는 '평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에 맞춰 남북 화합의 의미를 담은 장소로 탈바꿈했습니다.


회담 장소인 2층은 방명록이 놓인 1층 로비에서 계단과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왼쪽과 오른쪽 끝에 있는 출입구 대신 가운데에 있는 문 두 개짜리 출입구를 통해 동시에 입장하게 해서 양 정상이 들어오는 입구부터 통일했습니다.

출입문을 통해 들어가게 되면 왼편에 남측 대표단, 오른쪽에 북측 대표단이 앉을 수 있게 만든 길쭉한 타원형 모양의 테이블이 보입니다.

테이블은 궁궐의 교각 난간 형태를 본떠서 두 개의 다리가 하나로 합쳐지는 모습으로 제작됐습니다.


청와대는 휴전선이라는 물리적 경계와 분단 70년이라는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고 둘러앉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하고자 사각 테이블 대신 타원형 테이블을 놓았다고 밝혔습니다.


타원형 테이블 중앙의 폭은 정상회담이 열리는 2018년을 상징해 2천18㎜로 했습니다.

한반도 평화 정착 실현을 위한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을 상징하는 기념물로 보존할 만한 가치를 지니도록 설계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입니다.

테이블 양측에는 각각 7개씩 총 14개의 의자가 놓였습니다. 양측 가운데에 남북 정상이 앉을 의자는 등받이 최상부에 제주도와 울릉도, 독도까지 그려진 한반도 문양을 새겨 돋보이게 했습니다.

양 정상의 의자는 흰색이고 나머지 의자는 노란색입니다.

테이블의 양 뒤편으로는 각각 6명씩 앉을 수 있는 배석자용 테이블이 별도로 놓였습니다.


회담장의 배경이 될 출입문 맞은편 벽에는 금강산의 높고 푸른 기상을 담은 신장식 화백의 작품 '상팔담에서 본 금강산'이 걸렸습니다. 이 그림을 배경으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취재진 앞에서 악수할 예정입니다.

청와대는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금강산은 우리 민족 누구나 다시 가고 싶어하는 명산"이라며 "남북의 화해와 협력의 상징인 금강산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소망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전했습니다.

신 화백은 1988년 서울올림픽 미술 조감독을 지내며 금강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10여 차례 금강산을 방문해 '금강산 12경'을 그리는 등 '금강산 작가'로 불립니다.

회담장의 전체적인 느낌은 한옥의 내부를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양측 대표단의 뒤편으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의 견고한 신뢰관계가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아 뒤틀림 없이 아름답게 오랜 세월을 견디는 전통 창호를 설치했습니다.


회담장에 깔리는 푸른 카펫에도 각별한 의미가 담겼습니다. 청와대는 "한반도 산천의 아름답고 푸른 기상을 회담장 안으로 들여 이번 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뜻"이라고 밝혔습니다.

남측은 회담장을 만들면서 '디테일'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나무로 만든 티슈통까지 놓였고 회담장 입구 쪽으로 양편에 공기청정기를 1대씩 놓았습니다. 테이블 위로 직사각형 조명 7개가 있는데 이는 회담의 집중도를 높이고자 설치한 것으로 보입니다.

평화의집 2층은 회담장 출입문을 나오면 밖이 훤히 보이는 유리 난간이 설치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앞두고 천장부터 바닥까지의 길이로 블라인드와 같은 느낌을 주는 나무 막대를 몇 묶음씩 세워 이를 가렸습니다. 엘리베이터 역시 출입문을 제외한 외부를 같은 식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장 관계자는 보안 사항이라며 인테리어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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